올해 아파트 청약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선호도 있는 새 아파트에 당첨되기 위해서는 50점 이상의 높은 가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84점 만점 통장이 10개나 등장하는 등 고가점 경쟁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17일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2020~2024년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당첨 가점을 조사한 결과, 올해 전국 민간 분양아파트 당첨 가점 커트라인(하한선)은 평균 50.9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점수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에는 48.0점, 21년 47.5점, 22년 41.0점, 23년 46.6점 등이다.
여기서 말하는 당첨 가점 커트라인 평균은 청약홈에 최저 당첨 가점이 명시된 모든 값의 평균을 말하며, 미달된 경우 당첨 가점이 산정되지 않는다.
당첨 가점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이 가장 높다. 현재까지 당첨자 발표를 한 서울 30개 아파트의 당첨 커트라인은 평균 63점으로, 최근 5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8개 단지를 분양한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 아파트는 커트라인 평균 72점을 나타냈다.
3인 가구 만점이 64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인 이하 가구는 가점제로는 강남에 입성할 수 없다는 의미다.
다음으로는 전북이 평균 58점으로 두 번째로 높은 당첨 가점을 기록했다. 뒤이어 경기도가 평균 51점을 나타냈고, 충북 48점, 제주·전남이 47점, 대전 46점, 울산 45점, 인천·충남·대구·경남은 44점 등의 순이다.
커트라인이 높아지면서 고가점 청약 통장도 쏟아져 나왔다. 올해 청약시장에는 84점짜리 만점 통장이 10개가 등장했다.
지난해는 단 1건, 2022년에는 전무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증가세다.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5건씩 만점 통장이 나왔다.
올해 만점 통장의 첫 포문은 5월 전북의 ‘에코시티 더샵4차’ 84A타입과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가 열었다.
이후 7월 분양한 래미안 원펜타스’에서는 3개의 타입에서 3개의 만점 통장이 나와 주목을 받았고, ‘과천디에트르 퍼스티지’, ‘산성역 헤리스톤’,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VIORR’ 등에서도 만점 통장이 등장했다.
청약 가점은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으로 산정된다. 84점은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이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석팀장은 “지난해 추첨 물량이 대폭 늘어난 데 이어 올해 신생아 특별공급, 신생아 우선공급 등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분양 물량이 증가하면서 중장년층은 청약 기회가 줄었다”며 “고가점 중장년층이 가점제로 몰리면서 당첨 커트라인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