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강술래 등장…오아시스, 16년만 내한 속 5만5천명 적신 낭만 [종합]

2 weeks ago 6

2009년 이후 16년만 내한 공연
1회차 진행…5만5천명 동원
4월 콜드플레이 공연 이어 스탠딩석 강강수래 또 등장…낭만·힐링 포인트

오아시스. 사진ㅣ오아시스SNS

오아시스. 사진ㅣ오아시스SNS

영국 출신 글로벌 밴드 오아시스가 16년 만에 한국 팬들의 귀를 적셨다. 마음까지 어루만져진 관객들은 서로의 손을 잡은 채 강강술래를 이루며 낭만과 힐링을 표현했다.

오아시스는 21일 오후 8시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내한 공연을 개최했다. 지난 2006년, 2009년 내한 이후 16년 만이자 세 번째 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단 1회로 진행됐다. 이에 국내 팬들은 오직 이날만을 기다린듯 공연 시작 수시간 전부터 현장에 대기하며 분위기를 즐겼다. 특히 공연 참여를 더욱 뜻깊게 즐기기 위해 사전에 오아시스 MD를 구매한 팬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공연엔 총 5만5천명 관객이 동원됐다. 지난 4월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공연 1회당 5만명이 동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단 당시 콜드플레이는 돌출 무대를 활용하는 탓에 스탠딩 관객이 비교적 적게 수용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공연장엔 시야제한석을 제외하고 그라운드(스탠딩석)와 관객석은 꽉 찬 모습이었다.

특히 표를 구하지 못한 수십 명의 팬들은 공연장 밖에 돗자리를 편 채 조금이나마 오아시스의 노래를 들으려 애쓰는 모습도 포착됐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왔다는 김태범(37) 씨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지만 마음만큼은 불타오르고 있다. 어린 시절 접했던 그 목소리를 오늘에서야 제대로 들을 수 있다는 마음에 너무 설레고 벅차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아시스 내한 공연이 열린 고양종합운동장 일대. 사진ㅣ뉴스1

오아시스 내한 공연이 열린 고양종합운동장 일대. 사진ㅣ뉴스1

오아시스는 첫 무대로 ‘헬로’(Hello)를 선사하며 국내 팬들에게 인사했다. 리암·노엘 갤러거 형제의 모습이 스크린에 잡히자 팬들은 엄청난 환호성을 지르며 두 사람을 맞이했다.

갤러거 형제의 목소리는 오로지 노래로만 전달됐다. 모든 노래에 떼창하는 한국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아름답네요”, “떼창이 정말 크다” 등 감탄사를 주로 던질 뿐, 별도의 소감은 내뱉지 않았다.

‘모닝글로리’(Morning Glory), ‘페이드 어웨이’(Fade Away), ‘브링 잇 온 다운’(Bring It On Down), ‘토크 투나잇’(Talk Tonight) 등 숱한 히트곡들을 연이어 부르던 오아시스는 ‘하프 더 월드 어웨이’(Half the World Away) 무대에서 관객의 어깨동무를 유도하며 현장을 더욱 감성에 젖게 만들었다. 이 기세를 몰아 스탠딩의 일부 팬들은 큰 원형을 그리며 강강술래를 선보였다. 지난 콜드플레이 공연에 이어 마음껏 즐기는 모습이 또 한 번 연출된 것이다.

1시간을 훌쩍 넘기고, 공연 막바지로 가는 동안 오아시스는 노래에 더욱 몰입한 모습이었다. 팬들과 특별한 소통이나 멘트로 하여금 감동을 주려는 느낌은 없었다. 온전히 음악만을 들려주기 위해 쉼없이 노래했으며 ‘스탠드 바이 미’(Stand by Me), ‘캐스트 노 섀도우’(Cast No Shadow), ‘왓에버’(Whatever) 등 흘러넘치는 히트곡들로 장내를 휘감았다.

오아시스. 사진ㅣ오아시스SNS

오아시스. 사진ㅣ오아시스SNS

오아시스는 지난 2009년 단독 공연과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로 한 해에만 두 번 한국을 찾은 바 있다. 당시 투어에선 좀처럼 선보이지 않았던 ‘리브브 포레버’(Live Forever)를 특별히 연주할 만큼 한국 공연과 팬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해 왔다. 이날도 해당 곡을 세트리스트에 넣으며 훈훈함을 배가시켰다.

‘더 마스터플랜’(The Masterplan), ‘돈트 룩 백 인 앵거’(Don‘t Look Back in Anger), ‘원더월’(Wonderwall), ‘샴페인 슈퍼노바’(Champagne Supernova) 등 총 4개의 앙코르곡을 선사한 오아시스는 2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을 꽉 채운 뒤 팬들과 작별했다. 이와 동시에 터진 화려한 불꽃놀이 폭죽이 공연의 끝을 더욱 아름답게 완성했다.

오아시스. 사진ㅣ오아시스SNS

오아시스. 사진ㅣ오아시스SNS

앞서 오아시스는 지난 2009년 노엘 갤러거와 리암 갤러거간의 불화로 해체됐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한국 사랑은 남달랐다. 노엘 갤러거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단독 공연을 이어왔으며 리암 갤러거는 2011, 2017년 내한해 팬들과 꾸준히 소통해왔다.

특히 노엘 갤러거는 2019년 방한 당시 “한국은 가장 공연하고 싶은 나라 중 하나”라며 “오아시스 전성기 때 오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고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투어는 지난해 8월 노엘·리엄 갤러거 형제가 극적으로 화해한 뒤 오아시스로서 진행 중인 재결합 투어의 일환이다. 지난 7월 영국 웨일스 카디프 프린시팰러티 스타디움에서 포문을 연 이번 투어는 모두 매진될 정도로 전 세계적 인기를 증명했다.

국내 공연 주최 측은 예매 추이를 바탕으로 이날 수 만명의 대규모 관객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해 평소보다 많은 수의 안전 요원을 배치하고 질서 유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고양시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재난 문자를 발송하는 등 적극적인 안내에 나서기도 했다.

1991년 데뷔한 오아시스는 수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90년대 브릿팝 황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전 세계 음반 판매랑 9000만 장 이상, 정규앨범 7장 모두 영국 오피셜 차트 1위를 기록한 글로벌 록 밴드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