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방화땐 중1도 처벌”…강력범죄 촉법소년 기준 하향 추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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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올 4월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협의체 4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올 4월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협의체 4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강력·중대·반복 범죄를 저지른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에 한해 형사미성년자 연령 기준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1세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월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에 대한 공론화를 지시한 지 약 네 달만이다. 최근 이어진 촉법소년들의 강력 범죄와 이를 다룬 드라마까지 화제가 되면서 나온 정부 움직임이다.

성평등가족부는 14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촉법소년 연령기준 공론화 결과와 제도개선 권고안을 보고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이날 “시민참여단 숙의 결과를 고려해 강력 중대범죄 연령을 낮추되, 범정부 추진 체계를 통해 후속 제도 개선 과제를 긴밀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평등부는 앞서 3~4월 두 달간 ‘촉법소년 연령 사회적대화 협의체’(협의체)를 운영했다. 이어 시민참여단 숙의토론과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한 결론을 이날 국무회의에 올린 것이다.

시민참여단 212명을 대상으로 한 숙의토론에서는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하향’ 의견이 46.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모든 범죄에 대해 촉법 연령 기준을 일괄 하향하자는 의견은 30.2%, 현행 유지 의견은 17.0% 순서로 조사됐다.

연령 기준을 몇 세까지 낮춰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현행 14세 미만 기준을 13세 미만으로 한 살 낮추자는 의견이 55.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연령을 1세 하향하면 생일이 지난 중학교 1학년 학생인 만 13세도 기존 만 14~18세와 같이 보호처분 또는 징역·금고와 같은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원 장관은 “청소년이 형사 책임 능력을 판단할 때 청소년기 정신적 발달 특성과 자기 통제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며 “(촉법) 연령을 하향하더라도 상당수는 보호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소년보호처분에 대한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협의체는 4월 30일 공론화 절차를 마무리하며 연령 하향이 범죄율 감소로 이어진다는 근거가 부족하고 낙인 효과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현행 연령 기준 유지를 담은 권고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피해자 보호 요구와 중대 범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국민 정서와 공론화 결과에 관한 논란이 이어지자 추가 검토를 거쳐 약 두 달 반 만에 ‘조건부 연령 하향’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지난해 경찰에 검거된 촉법소년 2만 1095명 중 범죄 유형은 △절도 1만 110명 △폭력 5520명 △교통·마약·사기·횡령·풍속범 등을 포함한 기타 범죄 4639명 순서로 많았다. 이 가운데 강력범죄로 검거된 촉법소년은 총 826명으로 △강간·추행 739명 △방화 81명 △강도 6명 순이었다. 살인으로 검거된 촉법소년은 없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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