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대구(솔로건)’가 뒷전으로 밀릴 위기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대의’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지난 20일 차기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 홍 시장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과 함께 5%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숫자 자체는 낮지만 홍 시장이 거론된 것 자체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홍 시장이 급부상한 건 지난 13일 언론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의사를 내비친 후다. 그는 월간조선과 인터뷰에서 “내가 한번 해보고 싶은 건 국가 경영”이라며 “내다 다시 한번 대선에 나갈 거라는 것은 국민 대부분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대구시장에 당선된 이후 수차례 “나는 대구시장”이라며 중앙 진출에 선을 그은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이미 홍 시장은 확실한 보수표 잡기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란죄는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 정상화를 내걸었기 때문에 목적범인 내란죄는 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계엄은 폭동이 아닌 일시적 소란에 가까우며 소란을 넘으면 소요, 소요를 넘어서야 비로소 폭동이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내란죄를 정면으로 부정하면서 확실한 극우 보수표를 잡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홍 시장은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친한계 의원들을 공격하기도 했다. 그는 “비례대표 의원들은 당론 위배 해당 행위로 당원권 정지 3년 하고 지역구 의원들 중 탄핵 찬성 전도사들은 당원권 정지 2년 정도는 해야 당의 기강이 잡히지 않겠는가”라며 당 차원의 징계를 촉구했다. 반면 같은 광역자치단체장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찬성에 대해선 “나름의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옹호했다가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살다살다 이런 병X 같은 논리는 처음”이라며 반박당하기도 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견제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홍 시장은 21일 SNS에 “2021년 11월29일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망하고 윤석열이 되면 나라가 혼란해질 거라고 예견한 일이 있었다”며 “그래서 중앙정치를 떠나 대구로 하방(下放)한다고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