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1기 신도시 선도지구가 여러 단지를 하나로 묶어 사업을 추진하는 ‘통합 재건축’ 방식을 진행하다 보니 각 단지별 이해관계가 대립해 잡음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산은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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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일산 일대에서 1기 신도시 건축물이 킨텍스 인근에 최근 들어선 건축물(상단부)과 높이 차이가 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일산 선도지구 1곳은 이미 진행방식 결정을 완료했고, 나머지 2곳도 설명회 이후 큰 잡음 없이 적어도 5월까지는 진행방식을 투표로 결정키로 했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1기 신도시 선도지구에 선정된 일산신도시 후곡마을 3·4·10·15단지 통합재건축 준비위원회는 최근 한국토지신탁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신탁 방식으로 정비사업을 진행키로 했다.
업무협약 체결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후곡마을 주민들의 동의를 얻은 것 인만큼 사실상 사업 진행을 위한 방향성이 결정된 것으로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김도환 후곡마을 재건축준비위원장은 “사업진행 방식을 두고 여러 고민을 했지만 전문성을 갖춘 신탁사와 진행하는 것이 좋다는 내부적 결론에 도달했고, 몇 군데의 신탁사들이 사업성 분석을 한 결과 사업성이 난다고 보고 참여 의사를 보여 협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특히 4개 단지가 통합한 후곡마을 통합재건축 준비위원회의 경우 단지별 주민들의 불신을 없애기 위해 1인 위원장 체제 대신 단지별로 1명씩 총 4명의 공동위원장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주민들이 위원회의 결정을 신뢰하고 큰 잡음 없이 추진방식을 공동위원장 체제를 정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일산의 또 다른 선도지구인 백송마을과 강촌마을은 이달 중 주민 설명회를 통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탁사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재건축 추진 방식에 대해 주민들에게 설명한 후 내달 중으로는 투표를 통해 방식을 결론짓기로 했다. 이 두 통합단지는 1인 위원장 체제지만 각 단지별 임원이나 운영진을 별도로 위촉해 단지별 의견을 개진하는 소통창구를 마련했다. 백송마을 재건축준비위원회 한 임원은 “주민설명회 후 투표를 통해 결정하면 큰 문제없이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선도지구 선정 당시 1기신도시들 중에서도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분당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단 신탁, 조합, 공공방식 등 재건축 진행 방식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부터 주민들간 이견으로 갈등이 일고 있다.
분당 선도지구 선정 당시 성남시는 신탁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단지들에 가산점을 부여했다. 분당 선도지구의 추진위원회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모두 신탁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지원서를 제출했지만 이를 일부 주민들은 인지하지 못하면서 이제 와 신탁방식 진행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신탁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조합방식에 비해 전문성을 갖춰 속도가 빨라질 순 있지만 적지 않은 수수료로 인해 분담금이 더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평촌은 막상 사업을 진행하려고 보니 분담금이 주민동의율을 받을 당시보다 높게 책정되면서 입지에 따라 단지별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분위기다.
평촌 선도지구 한 주민은 “평촌은 단지별로 길을 건너지 않고 학원가를 갈 수 있거나, 역에서 가까운 단지가 있거나 하는 입지 문제로 인해 단지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혀 진행 방식 결정 자체도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