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에게 밀려난 진짜 '옹고집'

2 weeks ago 13

문화 > 전시·공연 가짜에게 밀려난 진짜 '옹고집' 국립극장 음악극 '옹옹옹'내달 3일부터 나흘간 초연장르 경계 허물며 약자 위로 옹고집 역 김유남이 전동스쿠터를 타고 등장하는 장면. 국립극장 "가짜 옹고집이 나타나 누가 진짜인지 시시비비를 가리는 이야기는 한국 관객에게 이미 익숙해요. 그 이야기 안에 무엇이 진짜라고 이야기되느냐, 정상성의 문제까지 담고 싶었어요." 서동민 작가는 지난 2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열린 음악극 '옹옹옹' 시연회에서 각색 방향을 이렇게 설명했다. 다음달 3일부터 6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하는 '옹옹옹'은 조선 후기 고전소설 '옹고집전'을 비틀어 진짜를 가리는 잣대를 되묻는 무장애(배리어프리) 음악극이다. 인색한 부자 옹고집이 도술로 만들어진 가짜에게 집과 가족을 빼앗기고 쫓겨나는 원작을 연극 '말린 고추와 복숭아향 립스틱'으로 제61회 백상예술대상 젊은연극상을 받은 서 작가와 강훈구 연출이 다시 손잡고 옮겼다. 강 연출은 진짜가 가짜로 몰려 쫓겨나는 원작의 구도가 지금 관객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라고 봤다. 그는 "인공지능이 주류가 되면서 나를 대체하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모두 갖고 있고, 정보가 넘쳐 무엇이 진짜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는 사회"라고 말했다. 흔히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데 쓰이는 잣대가 사회가 정상이라 여기는 기준이라는 것이 창작진의 문제의식이다. 이날 공개된 1장에서 옹고집 일가는 부동산과 주식으로 불린 재산, 울세라 300샷을 놔주는 피부과 의사 며느리, 외국어고를 조기 졸업하고 'SKY'에 진학한 자식을 내세우며 "조물주 위 건물주"라고 자랑을 해보이기도 한다. 서 작가는 "우리가 선 밖으로 밀어낸 사람들은 누구인지 관객이 유추해보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쫓겨난 자식, 계약이 끝나자마자 해고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도 노랫말에 담겼다. 강 연출은 '경계 허물기'를 공연 전반에 적용해 진짜와 가짜의 기준을 다양한 측면에서 허문다. 전통음악 그룹 상자루가 맡은 음악은 판소리로 문을 연 뒤 록과 힙합, 테크노, 트로트로 뻗어나간다. 배역도 고정되지 않아 진짜 옹고집 '실옹가'를 맡은 저신장 배우 김유남을 뺀 김솔지·류세일·지혜연·추다혜 네 명이 가짜 '허옹가'와 가족 역을 번갈아 맡는다. 누가 진짜인지 관객이 끝내 확정하지 못하게 만드는 장치다. [구정근 기자] 핵심요약 쏙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