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지도부, 단일화 찬반투표-전대 소집… 金 ‘비대위 해산권’ 거론

2 days ago 3

[대선 D-27]
金, 오늘 오후 6시 한덕수와 회동
‘11일 데드라인’ 모든 수단 동원 압박… 김문수측 “후보 교체 시도” 반발
윤희숙 “후보 내려놔라” 공개 언급
당내 “단일화 찬성 의견 높으면… 金 거부해도 여론조사 경선 가능”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경북 포항시 죽도시장을 방문해 음식을 맛본 뒤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협상 압박에 나선 가운데 김 후보는 ‘양보하지 마세요’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지지자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포항=뉴시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경북 포항시 죽도시장을 방문해 음식을 맛본 뒤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협상 압박에 나선 가운데 김 후보는 ‘양보하지 마세요’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지지자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포항=뉴시스
국민의힘 지도부가 6일 ‘전당대회 소집’과 ‘전 당원 단일화 찬반투표’를 동시에 들고나온 건 당 지도부가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11일까지 단일화를 마무리 짓겠다는 최후통첩으로 해석된다. 김문수 대선 후보가 단일화 방식과 시기를 두고 당 지도부와 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김 후보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전당대회 소집은 정당한 대통령 후보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이날 당 지도부 일각에선 ‘후보 교체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 일각에선 김 후보가 끝내 ‘11일까지 단일화를 마무리하자’는 당 지도부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 단일화를 강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자 김 후보는 심야 입장문을 통해 “7일 오후 6시 한덕수 후보를 단독으로 만나기로 약속했다”며 당 지도부에 여론조사 즉각 중단과 단일화 개입 중단을 요구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여론조사는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 전당대회 소집으로 韓과 단일화 준비

전날(5일) 심야 긴급 비상대책위원회 의결을 통해 전국위원회(8∼11일 중)와 전당대회(10, 11일 중)를 공고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를 위한 행정적 준비라고 강조한다. 김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전당대회 직후’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약속한 만큼 한 전 총리가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에 대비한 후보 교체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

김 후보가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한 전 총리만 예비후보에서 사퇴하면 되지만, 한 전 총리가 승리하면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라 전당대회를 열어야만 후보를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후보는 당 지도부가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일정을 공고한 것 자체가 단일화 일정표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대선 후보 등록이 마감되는 11일 오후 6시 이전 김 후보가 한 전 총리와 단일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김 후보 측에선 당 지도부가 당헌·당규를 개정해 후보를 교체하려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은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는 당헌·당규를 개정할 때 필요한 기구이고, 후보 단일화가 여의치 않으면 당헌·당규를 개정해 김 후보의 지위를 끌어내리려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출된 대통령 후보라도 당의 최고위원회나 비상대책위원회의 결정으로 바꾸려는 것 아닌가 의심한다”고 했다. 김 후보가 11일 이전 단일화 요구를 거부하면 대선 후보를 한 전 총리로 교체하기 위해 당 지도부가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를 소집했다는 것. 이에 이양수 당 사무총장은 “당헌·당규 개정을 검토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 단일화 찬반투표 후 여론조사 강행 주장도

전당대회 개최를 두고 김 후보가 반발하자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7일 전 당원을 대상으로 단일화 찬반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히며 최후통첩을 보냈다.

국민의힘은 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단일화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단일화 찬반과 단일화를 후보 등록 마감일(11일) 전 해야 하는지를 물을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11일 전 단일화를 원하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은데도 김 후보가 단일화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당원 조사 결과를 근거로 김 후보와 한 전 총리의 단일화 여론조사를 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공개적으로 ‘김 후보 교체론’이 나왔다.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은 “단일화할 마음이 없다면 김 후보는 후보 자격을 내려놓고 길을 비키라”며 “만약 (단일화) 판이 깔렸는데도 김 후보가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간 거짓으로 당원을 기만해 경선을 통과한 것이니 마땅히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10시 40분경 입장문을 내고 7일 한 전 총리와의 회동 계획을 밝히며 “불필요한 여론조사는 당의 화합을 해치는 행위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 지도부는 더 이상 단일화에 개입하지 말고 관련 업무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 이 시각부터 단일화는 전적으로 대통령 후보가 주도한다”며 당무우선권을 발동했다. 이에 앞서 김 후보는 ‘대선 후보가 비대위 해체 권한도 갖고 있다’는 취지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발언이 담긴 기사를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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