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항로에 선박 몰리며 대기
좁은 해협에 각국 선박 뒤엉켜
휴전 분위기 변화 가능성 촉각
지정학적 리스크 재점화 우려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려는 한국 선사 소속 선박들이 출항 대기 중인 가운데, 각국 선박이 일시에 통항에 나서며 극심한 ‘병목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란 해군은 최근 해협 내 대기 중인 우리 선사 선박에 “통항 시도 선박이 밀려 있으니 대기하라”고 통보했다. 선사들은 이 같은 현지 상황을 해양수산부에 즉시 공유했다.
현재 해협 통항 관련 소통은 이란 해군과 현지 선박 사이에서 직접 이뤄지고 있다. 선사들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신청하면 이란이 이를 검토한 뒤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선박들은 해협 진입 직전 해역에서 대기하다가 이란 해군이 선장에게 통항 가능 여부를 알리면, 이를 한국 선사에 전달한다고 한다. 선사는 이후 해수부에 통항 계획과 관련 상황을 공유한다.
이란이 제시한 항로를 이용해 해협을 빠져나가려는 선사들은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에 통항을 신청한 뒤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PGSA 신청 순서에 따라 선사별 통항 순서도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GSA에 통항을 신청한 선박들은 이란 해군의 안내에 따라 순차적으로 해협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각국 선박들이 최대한 빨리 해협을 빠져나가려 하면서 당초 우려됐던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선사들은 대기 시간이 길어질 경우 미국과 이란의 휴전 분위기가 다시 뒤집힐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언제 바뀔지 알 수 없는 만큼 현지 선박에는 나갈 수 있으면 최대한 빨리 나가라는 취지로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항로 선택도 변수로 떠올랐다. 정부는 국내 선사들의 해협 통항과 관련된 사안을 선사 자체 판단에 맡기고 있다. 해협 통과 시 어떤 항로를 이용할지도 선사별 결정에 따른다. 이란은 자국 연안 섬인 라라크섬 남측 항로를 호르무즈 해협 통항 대체 항로로 제시한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란이 제시한 항로를 이용할지 여부는 개별 선사들이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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