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대선 전후 메시지 280개 확보
“여론조사 대안 마련” 明 조작 의심
이태원 국조-해외 순방까지 논의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관계자인 명태균 씨(54·수감 중)가 대통령 부부에게 수시로 국정 관련 조언을 한 내용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들이 주고받은 메시지에서는 윤 대통령 부부가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여론조작을 의심하는 내용도 담겼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명 씨의 PC를 분석해 윤 대통령 취임 전후로 명 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 및 국정 조언 등을 건넨 메시지 캡처 파일 280개를 확보했다.
이들 메시지에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직후부터 명 씨와 긴밀히 소통한 기록이 남아 있었다. 2021년 7월 4일 명 씨는 김 여사에게 이재명 후보가 윤 후보에 앞서는 여론조사 보도를 카카오톡으로 전달하며 “이재명 후보 쪽에서 A사에 의뢰해서 작업한 여론조사”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다음 날 자신이 받은 글이라고 밝히며 명 씨에게 “B사 편집국장이 다음 주부터 피엔알 여조(PNR 여론조사) 중단시킴. 숫자가 이상하다고(윤이 높게 나온다고)” “이재명 쪽에서 B사에 피엔알 조사 문제 삼아 왔음. 그게 통한 듯. 항의 필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명 씨는 “제가 정리할게요.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 부부와 명 씨가 민주당의 여론조사 조작을 의심하는 대목도 나왔다. 2021년 7월 12일 명 씨는 “(민주당이) 여론조사를 활용한 민심 조성이 들어갔네요. 지난 주말에 본인들에게 우호적이지 않게 여론조사가 나오는 언론사나 여론조사 기관은 조사를 중지할 압력을 주었습니다”라며 “공산당이 따로 없어요”라고 비판하는 카톡을 김 여사에게 보냈다. 김 여사는 이에 “걱정이네요”라는 답을 했고, 명 씨는 “대안을 다 마련했습니다. 해결했습니다”라고 재차 답했다.명 씨의 여론조작을 의심할 수 있는 대목도 메시지에 나타났다. 2021년 10월 5일 김 여사가 명 씨에게 여야 대선후보 지지율 관련 기사 캡처 파일을 보내며 “이러다 홍(홍준표 후보)한테 뺏기는 거 아닐까요ㅠ (윤석열 후보가) 야당 1후보는 반드시 되어야 합니다”라고 말하자 명 씨는 “네 그렇게 만들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김 여사는 “네, 제발요ㅠ”라고 다시 답을 보냈다.
윤 대통령 당선 후에는 김 여사가 이태원 참사 관련 국정조사 추진을 두고 “어찌하는 게 좋을지 의견을 달라”고 명 씨에게 조언을 구한 내용과, 대통령 부부의 동남아 해외 순방 일정을 앞두고 명 씨가 ‘꿈을 꿨다’며 “남쪽으로 가실 일이 있으면 각별히 행동을 조심하셔야 한다”고 한 내용 등이 확인됐다. 실제 명 씨의 조언 후 2022년 11월 대통령 부부의 동남아 순방 일정 일부가 갑작스레 바뀌었다.
검찰은 명 씨가 제출한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와 휴대전화 3대의 증거 선별 작업도 이르면 이달 말 완료할 계획이다. 명 씨의 PC보다 더 많은 수사 자료가 휴대전화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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