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수도 평양을 방문한 영국 여행 유튜버의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33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해리 재거드는 지난 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평양 국제마라톤대회' 참석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모습을 게재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비자를 받은 그는 "북한은 5년 동안 관광이 중단돼 있다. 저는 관광객이 아니라 마라톤 선수로 가게 됐다. 아마추어 육상 협회가 여기서 마라톤을 하는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나는 평생 마라톤을 해 본 적이 없다"며 평양 방문을 위해 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이라고 털어놨다.
북한에 대해 그는 "제가 가본 다른 나라들과 다르다. 정치가 아닌 사람이 중요한 곳이다. 과거에 여행했던 전형적인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도착했을 때 보안은 좋았고 문제없었다. 질문은 많았고 가방을 철저히 확인했지만 친절했다"고 첫인상을 전했다.
이어 "공항을 나서자마자 선전물들이 보였다. 평양은 내가 기대한 것보다 깨끗하고 웅장했다. 평화로워 보였다. 사람들은 따뜻하고 친절하고 환영받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가짜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 매우 이상한 것은 이 나라에 있는 동안 와이파이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없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북한의 가이드는 재거드와 일행에게 △가이드를 떠나지 않을 것, △가이드 허락 없이 촬영하지 않을 것, △김정은을 무시하는 언행을 하지 않을 것, △종교적인 물건을 퍼뜨리지 않을 것을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재거드는 가이드에게 "김정은을 만난 적 있냐"고 물었고, 가이드는 "김정은을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함께 사진을 찍은 것이 있다. 그를 만났을 때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정말 대단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생활에 대해 가이드는 "자립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도 학업이나 일상에서 실패를 겪지만,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는다.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노력으로 문제를 극복하려 한다. 우리 사회는 자립을 기반으로 한다. 부모님도 그렇게 키워주셨다"고 말하기도 했다.
재거드는 "누군가 북한에 방문한다면 (나라와 이념을) 어떻게 이해시키고 싶느냐"고 묻자 가이드는 "우리의 위대한 리더가 우리 힘의 원천이다. 그가 지역에 방문할 때마다 모두 감탄한다. 모두 방문한 지역의 사람들을 부러워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거드가 "영국의 정치인은 늘 바뀌는데 북한은 어떤가", "김정은의 딸을 아니냐"고 묻자 가이드는 "내 생각엔 있다"고 했다. "그녀가 다음 리더가 될 것 같냐"는 질문엔 가이드는 웃으면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재거드는 평양의 명소와 지하철, 대동강 맥주집 등을 방문했다. 호텔에 돌아온 재거드는 "나는 북한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막 여기에 왔을 땐 선입견이 있었다. 이 사람들이 내 인식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걸 느꼈다. 지금까지 정부와 인민 사이엔 차이가 존재하는 것 같다. 매우 친절하고 존중심이 많고 촬영도 허락해줬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영국 도시와 비교해보면 저는 편견 없고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다. 영국 도시와 비교해보면 깨끗하다. 그들은 내가 보고 싶어 하는 곳을 보여주고 있다. 깨끗하고 활기찬 도시고 사람들은 행복해 보였다"고 했다.
또 "거리에 선전을 홍보하는 텔레비전 화면이 있고 매우 소리가 컸다. 아파트엔 아무도 살지 않은 것 같다. 발코니 조명이 켜있지 않아서 그렇게 생각하게 된다. 왜 비어있지란 생각을 하게 된다" 말했다.
재거드는 그러면서 "나는 국가를 국민으로 판단하기 좋아한다. 북한 사람들은 상냥했다. 카메라 밖에서도 놀라운 대화를 많이 했다. 카메라를 꺼내면 그들은 얼어붙었다. 이것이 북한의 특성이었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정은은 딸 주애와 군사 행사와 미사일 발사 참관 등에 동행해 왔다. 북한 관영 매체는 그를 '존귀하신 자제분'과 같은 존칭을 사용하며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김주애를 현시점에 유력한 후계자로 암시하며 후계자 수업을 진행 중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북한은 코로나19로 인해 5년간 중단했던 외국인 관광을 올해 2월 재개했다가 3주 만에 중단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