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발레단을 꼽을 때면 언제나 수위를 다투는 ‘영국 로열 발레단’이 20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5, 6일 공연을 앞두고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케빈 오헤어 예술감독은 “해외 공연은 우리에게도 흔치 않은 기회”라며 “한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나라”라고 말했다.
실제로 로열 발레단은 영국 일정 자체가 빠듯해 1년에 한두 개 나라에서만 해외 공연을 갖는다. 올해는 우리나라와 이탈리아뿐이다. 내한 공연은 2005년 ‘신데렐라’와 ‘마농’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올해 로열 발레단 공연은 대표작 10여 편으로 이뤄진 ‘더 퍼스트 갈라.’ 국내 관객에게도 친숙한 고전발레 ‘지젤’과 ‘돈키호테’ 2인무부터 한국에서 전 세계 초연하는 컨템포러리 발레 ‘스펠스’ 등을 폭넓게 아우른다.로열 발레단의 첫 한국인 정식 단원인 최유희(퍼스트 솔로이스트)는 ‘아스포델 초원’을 선보인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사후 세계 아스포델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된 작품으로, 최유희는 2010년 세계 초연 때도 출연했다. 그는 “9개월 전에 둘째를 출산한 뒤 첫 복귀 무대라는 의미가 크다”며 “아이를 낳고 기르는 엄마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발레단에 감사하다. 두 아이와 서울에서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발레단의 첫 한국인 남성 무용수인 전준혁(퍼스트 솔로이스트)도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로 무대에 오른다.
웨인 맥그리거 안무가의 작품으로 기대가 컸던 ‘크로마’는 내한 공연에서 최종적으로 빠지게 됐다. 오헤어 감독은 “지난주 담당 무용수가 갑작스레 부상을 입어 대체 무용수나 작품을 마련할 수 없었다”며 “이를 핑계 삼아서라도 한국에 머지않아 돌아올 것을 약속 드린다”고 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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