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韓탄핵 발의땐 문·이 후임 지명 협의" vs 野 "대행의 임명권 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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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기일 지정이 늦어지면서 여야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선고를 내리지 못한 채 오는 18일 진보 성향인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임기가 만료되면 탄핵 심판의 판도가 뒤흔들리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무위원 ‘줄 탄핵’ 카드에 이어 두 재판관의 임기를 연장하고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제한하는 법안까지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탄핵하면 대통령 몫의 재판관 후임 지명을 정부와 논의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野 헌재 압박 최고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31일 광화문 천막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 것이 위헌”이라며 진보 성향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촉구했다. 그는 “(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것은) 윤석열 복귀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는 주장에 공감하는 바가 많다”며 “윤석열 복귀는 제2의 계엄을 의미한다. 국민이 저항하며 생길 혼란과 유혈 사태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에 대한 헌재 선고가 두 재판관의 임기 만료일인 4월 18일 이후로 미뤄질 경우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인 후임 재판관 자리에 보수 성향 인사를 임명하면 윤 대통령 탄핵 기각 또는 각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최근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한 권한대행을 포함한 국무위원을 전원 탄핵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은 이날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새로 임명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김용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이성윤 의원이 각각 발의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김 의원이 회의 개의 직전 발의한 법안은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 또는 직무정지 등으로 권한을 대행하는 때 국회에서 선출한 헌법재판관 3명과 대법원장이 지명한 재판관 3명을 제외하고는 임명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의원 안은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되거나 정년이 된 뒤에도 후임자가 임명되기 전까지는 직무를 수행하도록 연장하는 것이 골자다. 다만 2012년 당시 국회사무처는 해당 법안에 대해 “헌법에 위배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헌재를 폐지할 수 있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이날 “헌재가 헌법에 의해서만 폐지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국회가 내란수괴 복권을 방지하기 위해 독하게 마음먹으면 헌재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與 “한덕수 탄핵하면 대통령 몫 지명”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 지명을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맞섰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이 한 권한대행 탄핵안을 발의하면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후임자를 지명하냐’는 질문에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에 대해 정치적인 이유로 다시 탄핵에 돌입한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정부와 여당이 협의해 결론 내리겠다”고 답했다. 민주당의 줄 탄핵에 대한 경고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헌재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위헌’이라는 입장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은 유상범 의원은 “헌법에서 명시한 헌법재판관의 6년 임기를 후임이 임명될 때까지 무기한으로 자동 연장하는 부분은 헌법이 정한 임기를 법률로 변경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헌”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줄 탄핵을 예고한 민주당 초선 의원 70명과 이재명 대표, 방송인 김어준 씨 등 72명을 내란음모 혐의로 고발했다. 주진우 당 법률자문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의 정상적 권능 행사를 장기간 불가능하게 만드는 행위를 모의·결의한 만큼 내란음모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박주연/배성수/정상원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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