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메타 왓츠앱 사용금지령…“데이터 보안 취약”

미국 하원이 소속 직원들에 메타의 채팅 어플리케이션(앱) ‘왓츠앱’ 사용을 금지했다. 데이터 보안이 취약해 해킹 등 외부 사이버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하원은 최고 행정 책임자(CAO) 명의로 전직원에 보낸 이메일에서 “직원들은 모바일과 데스크톱 등 하원에 있는 모든 기기에서 왓츠앱을 다운로드하거나 설치할 수 없다”며 “이미 설치돼있는 기기는 곧 (앱을) 삭제하도록 연락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원이 지급하거나 관리하는 업무용 기기에서 왓츠앱 사용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뜻이다.

미 하원이 왓츠앱 사용 금지 조치에 나선 이유는 보안 우려다. 이메일에 따르면 하원 사이버 보안국은 “사용자 데이터 보호 방식이 불투명하며, 기기에 저장된 데이터의 암호화도 돼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 하원은 왓츠앱의 대안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팀스(Teams)를 비롯해 아마존의 위커(Wickr), 애플의 아이메시지와 페이스타임, 시그널 사용을 권고했다.

왓츠앱의 모회사인 메타 측은 보안을 이유로 앱 사용을 금지한 하원의 조치에 반발했다. 앤디 스톤 메타 대변인은 이날 악시오스에 “왓츠앱의 메시지는 기본적으로 종단 간 암호화(end-to-end encryption)돼 수신자만 내용을 볼 수 있다”며 “이는 하원이 대안으로 제시한 대부분의 앱들이 제공하지 않는 높은 수준의 보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원 CAO의 설명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원은 최근 보안상의 이유로 채팅 앱뿐 아니라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도 금지해왔다. 지난해 3월엔 MS의 생성형 AI인 ‘365 코파일럿’ 사용을 금지했으며, 올해 1월엔 중국 딥시크의 생성형 AI 모델 ‘딥시크-R1’ 사용도 막았다. 현재 하원은 오픈AI의 ’챗GPT’의 무료버전을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유료버전인 ‘챗GPT 플러스’만 허용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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