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反다양성’ 노골화…재키 로빈슨도 홈피서 퇴출

10 hours ago 1

흑인 최초 메이저리거이자 참전용사, 국방부서 삭제
트랜스젠더 선수 방조 펜실베이니아大엔 기금지원 중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초의 흑인 메이저리거이자 참전용사인 재키 로빈슨(1919~1972)의 이력을 국방부 홈페이지에서 삭제하는 등 ‘反DEI(다양성·공정성·포괄성) 정책’을 더욱 노골적으로 펼치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NBC뉴스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로빈슨의 일대기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국방부에 웹사이트에 게재된 DEI 관련 기사, SNS 게시물, 비디오 영상 등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방부가 관할 하에 있는 여러 웹사이트에서 유색인종, LGBTQ, 여성 및 소수자들의 역사와 미군에 대한 이들의 기여를 기록한 수천 개의 페이지를 삭제하면서 로빈슨에 대한 기록도 내린 것이다.

로빈슨은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20세기 중후반 스포츠계에서 흑인 인권 운동을 펼친 상징적인 인물이다.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전역한 뒤 야구계에 뛰어들었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전신인 브루클린 다저스에 입단하며 메이저 리그에 데뷔했다. 최초의 흑인 메이저리거로, 은퇴 후에도 흑인 인권 운동을 펼치는 등 기여를 인정받았다. 메이저 리그 역사상 유일한 전 구단 영구결번 선수다.

존 울리오트 국방부 대변인은 NBC뉴스에 “피트 헤그세스 장관이 말했듯이 DEI는 국방부에서 죽었다”면서 “우리는 모든 플랫폼에서 DEI 콘텐츠를 제거하는 지시를 국방부 전체에서 신속하게 준수한 것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트랜스젠더 정책을 폐기하지 않은 펜실베이니아대에 대해 1억 7500만 달러(약 2500억 원)의 연방 기금 지원을 중단한다고도 20일 밝혔다. 2022년 이 대학 여성 수영팀 선수였던 트랜스젠더 여성 리아 토마스의 과거 기록에 대해 다른 여성 수영선수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고, 대학이 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다. 펜실베이니아대 측은 “전미 대학 체육 협회의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