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탄핵정국에 ‘패싱’ 우려 커져
23일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개버드 국장은 22일까지 일본, 태국, 인도, 프랑스 방문을 마쳤다. 올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후 일본을 방문한 첫 장관급 인사라고 NHK는 전했다. 개버드 국장은 일본 정보기관 및 외교 당국자들과 연쇄 회담을 갖고, 양국의 파트너십과 정보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핵 능력 고도화, 북-러 밀착, 우크라이나 종전 협의 난관 등 국제 안보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미 정보기관 수장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두 달 만에 방일해 현안을 협의한 것. 특히 개버드 국장은 이번 방문 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원자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나 나가사키를 찾지 못했다며, 다음에는 원폭 사망자들을 추모하는 것과 동시에 핵 확산 방지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의를 전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방부는 21일(현지 시간) 헤그세스 장관이 다음 주 하와이 및 괌의 미군 기지를 시찰하는 데 이어 일본, 필리핀을 잇달아 방문한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헤그세스 장관의 방문은 미국이 지역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전례 없는 협력을 구축하고 있는 와중에 이뤄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한국 국방부는 헤그세스 장관의 방한을 미 측과 협의했으나, 끝내 순방지에서 제외됐다. 미 고위 당국자들이 일본을 찾으면서 바로 옆 한국을 패싱하는 것은 최근 한국의 정치 상황 등을 고려한 결정이란 해석이 나온다. 또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한미 간 안보 협력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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