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사령관 “韓은 중국 앞 항모… 주한미군, 北만 격퇴하는 것 아냐”

10 hours ago 7

전략적 유연성 이례적 공개 발언
“북중러 위협 대비 지상군 주둔 필요”
日, 과거 소련 대응 ‘불침항모’ 강조

《‘中 견제’ 주한미군사령관… “한국은 中 앞의 항공모함”

미국과 중국의 패권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중국 견제 및 인도태평양의 안정을 위해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고 15일(현지 시간) 밝혔다.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가 ‘일본과 중국 사이의 고정된 항공모함’에 해당하며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의 위협에 맞서려면 한국에 지상군을 계속 주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사진)이 15일(현지 시간) “주한미군의 역할은 북한을 격퇴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며 중국 견제를 위한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를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가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에 떠 있는 섬 혹은 고정된 항공모함”이라고 평가하며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의 위협을 상대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에 지상군을 계속 주둔시켜야 한다고 했다. 현직 주한미군사령관이 주한미군의 역할 조정 등 전략적 유연성에 관해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은 이례적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열린 미국육군협회(AUSA) 태평양지상군(LANPAC) 심포지엄에서 “한국의 지리적 위치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며 광활한 인도태평양에서 미군의 군사 작전을 어렵게 하는 ‘거리의 횡포(tyranny of distance)’를 극복하는 데 주한미군이 큰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이 역내에서 군사적 팽창을 시도하는 북한, 러시아, 중국 지도부의 셈법을 바꾸고 어떤 충돌에서도 미국 고위급 지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고 했다.

미국이 자국 안보를 위해 다른 나라에 ‘항모’ 역할을 주문한 것은 ‘일본의 보수 거두’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밀착했던 나카소네 전 총리는 옛 소련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일본 전체를 침몰하지 않는 거대한 해상 기지로 만들겠다며 일본의 ‘불침항모(不沈航母)’ 역할을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또 한화오션이 최근 미 해군 수송함의 정비를 끝낸 것을 두고 “한국의 (군함) 생산·제조 시설과 유지·보수·정비(MRO) 역량은 미군이 인도태평양에서 활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호평했다. 또 한미일 3국의 연합 군사훈련은 “관행적으로 해야 하며 이를 막는 장애물 또한 치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에 데려올 수 있는 모든 동맹국 파트너와 함께 훈련하기를 원한다고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인도태평양 차관보 또한 13일 워싱턴에서 열린 인도태평양안보연구소(IIPS) 주최 세미나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과의 광범위한 경쟁을 위해 한반도에 주둔한 미군의 유연성 확대를 모색할 것”이라고 점쳤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 역시 미 국방부가 ‘중국의 대만 점령 대응’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전 세계 미군의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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