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메타에 ‘아동 정신건강 유해-성착취 은폐’ 5625억원 벌금 평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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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가 청소년들을 성범죄와 인신매매 등 온라인 위험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한 책임이 인정돼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사진은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메타 부스를 방문한 참석자들. 2026.03.25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가 청소년들을 성범죄와 인신매매 등 온라인 위험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한 책임이 인정돼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사진은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메타 부스를 방문한 참석자들. 2026.03.25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미국 뉴멕시코주(州) 배심원단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왓츠앱 등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메타(Meta)’에 대해 ‘아동의 정신 건강을 고의로 해치고, 아동 성착취를 알고도 은폐했다’며 총 3억7500만 달러(약 5625억 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소셜미디어의 유해성 논란에 관한 소송이 미국에서만 수천 건 이상 제기된 가운데 소셜미디어의 법적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미국 민주당 소속인 라울 토레스 뉴멕시코주 법무장관은 “이번 평결은 아동 안전보다 이윤을 우선시한 메타로 인해 고통받아 온 모든 아이들과 그 가족들에게 역사적인 승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메타는 즉각 항소 의사를 밝히며 “이용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맞섰다.

● “이윤 위해 알고도 중독 유도-은폐” 지적

이날 평결은 앞서 2023년 뉴멕시코주가 메타에 제기한 소송의 결과다. 당시 주 법무부는 메타가 아동 음란물 공유 등 아동 성학대, 온라인 성매매 알선, 인신매매로부터 아동을 보호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를 위해 검찰 수사관들은 14세 이하 아동으로 위장한 가짜 프로필을 만들어 메타 플랫폼에서 잠복 수사를 벌였다. 특히 메타의 내부 문건 및 내부 고발자 증언을 확보해 “메타가 위험을 알고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재판에서는 이 같은 피해가 제3자가 올린 콘텐츠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메타가 수익 등을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한 플랫폼의 구조나 방식 때문인지를 두고 첨예한 논쟁이 벌어졌다. 그간 미국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1996년 만들어진 ‘통신품위법 제230조’를 통해 사실상 모든 법적 책임에서 빠져나갔다. 230조는 ‘플랫폼은 이용자들이 올린 콘텐츠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주 검찰은 “메타가 설계한 기능 때문에 소아성애자들이 아동들과 접촉할 수 있었고, 사이트 자체가 아동들이 플랫폼 사용에 중독되도록 의도적으로 설계된 것”이라고 맞섰다.

배심원단은 7주 간의 재판 끝에 메타가 소비자 보호법을 위반했다며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또 “메타가 안전보다 이익을 우선했고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진술을 했다”며 “아동의 취약성과 미숙함을 부당하게 이용하는 비양심적 거래 관행에 가담했다”고 했다.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수천 명의 아동들을 각각의 사건으로 보고 건별 최대 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해 총 3억7500만 달러의 벌금을 매겼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평결은 1990년대 이후 광범위한 법적 면제를 받아온 빅테크들이 플랫폼에서의 활동에 대해 책임을 지게끔 하는 획기적 승리”라며 “제230조의 보호막이 뚫을 수 없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논평했다.● 유사소송 수천 건 대기 중…메타 “항소”

메타, 유튜브, 틱톡, 챗GPT, xAI 등 미국의 여러 소셜미디어 및 인공지능(AI) 플랫폼들은 미 전역에서 수천 건의 유사 소송에 직면해 있다. 개인 소송 뿐 아니라 아동의 안전과 정신건강 위기를 우려해 지역별 교육청 및 주 법무장관들이 제기한 소송도 수십 건에 달한다.

이번 평결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법원에서 진행 중인 메타와 유튜브에 대한 소송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심리 중인 이 소송은 두 플랫폼이 의도적으로 중독성 있는 기능을 만들어 불안, 우울증 등 젊은 여성의 정신 건강을 훼손시켰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다만 메타는 “평결에 동의하지 않으며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배심원단 평결에 대한 최종 판결은 5월 열리는 재판에서 판사가 결정한다. 뉴멕시코주 법무부는 “5월 재판에서 메타가 추가 손해 배상을 지급하고 플랫폼 및 회사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금지 명령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억7500만 달러는 당초 뉴멕시코주 검찰이 요구한 19억 달러(약 2조8500억 원) 배상금의 20%에도 못 미친다. 이에 24일 나스닥 시간외거래에서 메타 주가는 5%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메타 주주들이 평결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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