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마트서 떡볶이가 1등"…600억 신화 이어 또 대박 낸 송정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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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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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외국을 잇는 다리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전 재산 1500만원을 털어 시작한 유타컵밥 사업을 연 매출 600억원짜리 식음료(F&B) 브랜드로 키운 송정훈 코리안브로스(Korean Bros) 대표가 이번에는 떡볶이로 미국인 입맛 공략에 나섰다.

송 대표는 미국 현지 판매와 브랜딩에 집중하기 위해 국내 케이푸드링크와 손잡고 제조 협력과 제품 개발 체계를 구축했다. 지난 13년간 미국에서 4000만개가 넘는 컵밥을 팔면서 쌓은 경험을 앞세워 식당에 있던 K푸드를 미국 마트 진열대에 올린다는 계획이다.

최근 한경닷컴과 만난 송 대표는 떡볶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로 8년 전 핼러윈을 꼽았다.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을 말하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예외없이 사탕을 건네는 모습을 보면서, K푸드도 하나의 문화로 인정받으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떡볶이를 선택한 건 한국적인 '매운 맛'의 대표 메뉴인데다 불고기나 갈비와 달리 유통과정이 단순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송 대표가 맛 만큼이나 강조한 건 '설명 방식'이었다. 떡볶이를 '라이스 케이크'로 소개하면 미국인들이 오인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짧은 누들'(short noodle)로 풀어냈다. 치즈 떡볶이는 '코리안 스타일 맥앤드치즈'로 설명했다. 한국 음식을 미국인이 이미 알고 있는 맛과 문화에 연결해 K푸드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전략을 쓴 셈이다.

떡볶이 등 코리안브로스가 내놓은 간편식 라인업은 출시한 지 6개월밖에 안됐는데도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미국 슈퍼마켓 체인에서는 아시안 제품 전체 1위에 올랐다. 유타 지역 슈퍼마켓 400곳 이상에 입점한 데 이어 타깃 1000곳, 월마트 1000~1700개 매장 진출도 앞두고 있다.

송 대표는 단순히 제품 하나를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 자체를 각인시킨다는 구상이다. 그는 "상당수 미국 사람들은 불닭볶음면은 알아도 삼양은 모르고, 비비고 만두를 좋아해도 CJ 제품이란 건 잘 모른다"며 "코리안브로스의 목표는 소비자들이 각각의 제품보다 회사이름과 브랜드를 먼저 기억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송 대표와의 일문일답.

송정훈 코리안브로스 대표가 지난 6월 12일 한경닷컴과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유채영 기자

송정훈 코리안브로스 대표가 지난 6월 12일 한경닷컴과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유채영 기자

▶ 유타컵밥을 성공시킨 뒤 왜 코리안브로스라는 새 브랜드에 도전했나.

"유타컵밥을 하면서 더 큰 기회가 보였다. 가게 하나를 열려면 10년 임대차 계약을 맺어야 하고, 인테리어를 뜯어고치고, 사람부터 뽑아야 한다. 제품을 더 빠르고 널리 알리기엔 효율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8년 전 핼러윈 때 아이들이 '트릭 오어 트릿'이란 말 한마디로 스니커즈나 스키틀즈를 건네받는 걸 보면서 K푸드도 이렇게 하나의 문화현상이 되면 해외에서도 안착할 수 있다고 봤다. 컵밥의 슬로건이 '우주 정복'이다."

▶ 처음부터 떡볶이를 생각했나.

"원래는 전자레인지에 돌려먹는 컵밥을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고기가 들어간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하기 어렵고, 고기를 빼면 맛이 살지 않았다. 미국 공장도 찾아봤지만 한국식 불고기나 갈비 맛을 제대로 내기 어려웠다. 어중간하게 낼 바에는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기 없이도 한국의 맛을 보여줄 수 있는 떡볶이로 방향을 바꿨다."

▶ 왜 다른 메뉴가 아니라 떡볶이였나.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고 아이들도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다. 미국 사람들이 처음엔 떡볶이의 식감이나 매운맛을 낯설어할 수 있지만, 곧 좋아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 미국 소비자에게 떡볶이를 설명하는 방식도 다르다고 들었다.

"미국 사람들에게 떡볶이를 '라이스 케이크'라고 설명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떡과 전혀 다르게 받아들인다. 그래서 저희는 '짧은 누들'이라고 설명한다. 치즈떡볶이에는 '코리안 스타일 맥앤드치즈'라는 표현도 썼다. 미국인들이 어려서부터 먹고 자란 맥앤드치즈와 연결하면 훨씬 쉽게 이해하고 바로 집어든다."

사진=코리안브로스 홈페이지

사진=코리안브로스 홈페이지

▶ K푸드가 미국에서도 인기다.

"아직 완전히 주류는 아니지만 흐름은 확실히 바뀌었다. 13년 전 컵밥을 시작했을 때는 한국에 대한 인식 자체가 지금과 달랐다. 그런데 싸이의 강남스타일, BTS, 오징어 게임, 블랙핑크 같은 콘텐츠가 나오면서 바람이 달라졌다. 유타주 같은 곳에서도 미국인들이 퇴근 후 한국 드라마를 보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예전엔 떡볶이 식감과 매운맛을 낯설어 했지만, BTS 같이 좋아하는 가수가 먹는다고 하면, 경험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 '코리안'이 아직 주류는 아닌데 브랜드 전면에 내세운 이유는.

"나는 인생의 절반은 한국에서, 절반은 미국에서 살았다. 13년 동안 컵밥을 4000만 개 이상을 팔았다. 손님의 95% 이상이 미국인이었다. 그들이 좋아하는 짠맛과 단맛, 매운맛, 감칠맛을 현장에서 배웠다. 아시아 사람도 좋아하고 미국 사람도 좋아하는 가운데 지점을 찾는 것이 저희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 미국 유통망 입점 성과도 빠르게 나오고 있다.

"코리안브로스는 2026년 1월 1일 론칭한 브랜드다. 그런데 3~4개월 만에 유타 지역 로컬 슈퍼마켓 400곳 이상에 들어갔다. 타깃 매장 1000곳과 계약이 끝났고, 월마트도 첫 단계로 1000~1700개 매장에 들어가기로 했다. 멕시칸 마켓이나 다른 주의 중형 마켓에서도 연락이 오고 있다."

▶ 큰 유통망 제안을 처음부터 모두 받아들이지는 않았다고 했다.

"처음부터 큰 곳에 들어가면 뿌리가 약한 상태에서 큰바람을 맞고 쓰러질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유타 지역 로컬 마켓부터 차근차근 공략했다. 2026년에는 지금 들어간 곳들을 튼튼하게 만들고, 내년에 더 큰 폭으로 확장하려고 한다."

▶ 인플루언서 마케팅도 큰 역할을 했나.

"론칭 3개월쯤 됐을 때 미스터비스트와 먹방 협업을 했다. 떡볶이, 들기름 막국수, 김치 우동 등을 함께 먹었는데 의외로 들기름 막국수를 가장 좋아했다. 미국 사람들이 낯설 수 있는 요소가 많은 음식인데 잘 먹더라. 그런 경험을 보면서 K푸드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느꼈다."

송정훈 코리안브로스 대표가 지난 6월 12일 한경닷컴과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유채영 기자

송정훈 코리안브로스 대표가 지난 6월 12일 한경닷컴과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유채영 기자

▶ 실제 판매 반응은 어떤가.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미국 슈퍼마켓 체인 80여곳에서 아시안 제품 전체 1등을 했다. 두 달 연속 1등이다. 월마트 같은 곳에서도 보통 아시안 섹션은 좁은데 저희는 코리안브로스 이름으로 별도 진열대에 올랐다. 그렇게 진열해도 계속 팔린다. 우리도 놀라고 있다."

▶ K푸드가 해외에서 더 성장하려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기회는 확실히 왔다. 경기장도 좋고 잔디도 좋고 관중도 많아졌다. 문제는 플레이어들이 준비됐느냐다. 한국 안에는 좋은 플레이어가 많지만, 외국 소비자의 입맛과 문화, 디자인, 브랜딩을 이해하는 회사가 얼마나 있는지는 고민해야 한다. 무작정 해외에 나가면 안 된다. 언어와 문화, 그들이 왜 단맛을 좋아하는지, 어떤 포인트에서 제품을 집는지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 그런 측면에서 코리안브로스의 전략은.

"유타에서 21년 동안 중국 마켓을 다녔지만 중국 제품은 거의 사본 적이 없다. 무엇이 들어 있는지, 어떤 제품인지 알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도 똑같다. 우리가 익숙한 색깔과 폰트가 그들에게는 낯설 수 있다. 그들이 친근하게 느끼는 색, 문화, 표현으로 다가가야 한다. 제품 하나를 알리는 것보다 그걸 만드는 기업과 브랜드를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브랜드를 사랑하게 만들면 그 브랜드가 만드는 제품을 좋아하게 될 테니까. 미국에서는 불닭볶음면은 알지만 삼양을 모르는 소비자도 있고, 비비고 만두는 좋아하지만 CJ가 만든다는 걸 모르는 경우도 많다. 저희는 코리안브로스라는 브랜드 자체를 먼저 기억하게 만들고 싶었다."

▶ 앞으로 제품군은 어떻게 확장할 계획인가.

"지금은 음식 쪽에 집중하고 있다. 떡볶이뿐 아니라 라면, 쌈장, 전자레인지 국수, 저희만의 소스도 준비하고 있다. 코리안브로스가 만드는 제품을 통해 미국 소비자들이 다양한 한국 음식을 경험하게 만들고 싶다."

사진=유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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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벽을 밀면 다리가 된다'는 말을 한 것이 인상 깊었다. 지금 밀고 있는 벽은 무엇인가.

"'파란 눈과 노랑 머리를 가진 친구들에게 어떻게 더 가까이 갈 수 있을까'란 벽을 계속 밀고 있다. 그들의 눈으로 보지 못하면 결국 한국에서만 팔리는 제품이 될 수 밖에 없다. 13년 경험이 있어도 아직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코리안브로스 제품을 카트 안에 담도록 만드는 게 가장 큰 벽이다."

▶ 코리안브로스는 어떤 브랜드로 남고 싶나.

"이 브랜드를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 한국과 외국을 잇는 다리가 되는 것이 목표다. 컵밥 그릇 밑에도 '가장 소중한 것은 문화의 힘이다'라고 적어놨다. 문화의 힘이 얼마나 큰지 컵밥을 통해 알았기 때문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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