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회담 전세 역전?…관세 잃은 트럼프 vs ‘대두 구입’ 쥔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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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DB
미국 연방대법원이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적법하지 않다는 판결을 내린 가운데 이번 판결이 3월 말~4월 초 중국 방문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중국 협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싱가포르 매체 롄허조보 등이 22일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베이징의 한 정치학자는 SCMP에 “관세 부과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지렛대가 사라졌다”며 중국 당국이 여유롭게 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일격을 당한 트럼프 대통령의 어려운 상황을 이용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산 대두 구입 등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민감한 분야에서 중국이 보다 강하게 나올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직후인 지난해 초부터 불거진 미국과의 무역갈등으로 대두 등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부산에서 가진 미중 정상회담 뒤 미국산 대두 구매를 재개했다. 트럼프 행정부 측은 중국이 올해부터 향후 3년간 중국이 매년 최소 2500만톤(t)의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은 이번 미 연방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대두 수입에서 이전만큼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우신보(吳心伯) 상하이 푸단대 교수는 롄허조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산 대두 구입’ 카드를 쥔 중국이 (미중 무역협상에서) 훨씬 유리한 위치”라고 말했다. 올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의 대규모 대두 구입은 꼭 필요하다. 미국의 대두 주산지인 아이오와주 등이 집권 공화당의 텃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 중인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중국의 대두 구입이 줄어들 경우 텃밭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뱎에 없다.

중국이 주로 수입하는 브라질산 대두가 미국산 대두보다 훨씬 싸다는 점도 중국에 유리한 요소다. 우 교수는 “브라질산 대두보다 비싼 미국산 대두를 중국이 사도록 하려면 트럼프 대통령이 첨단 기술 관련 규제 완화, 대만 의제 등에서 중국에 더 많은 양보를 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대두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보잉 항공기, 천연가스 등 미국산 에너지의 대규모 구매를 압박하는 일 또한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이 자국이 보유한 희토류를 미국과의 무역협상 카드로 이용해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이 ‘희토류 무기화’에 재차 나설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중국이 미국 측에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축소 등을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좌절은 시 주석의 승리처럼 보이는 모양새라고 블룸버그통신은 평가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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