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 속에서도 우리나라 수출 증가세가 석 달째 유지됐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역대 4월 중 최대실적을 기록하는 등 수출 실적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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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 있는 컨테이너(사진=연합뉴스) |
수출 582억달러…3개월째 상승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5년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수출액은 582억 1000만달러(통관기준 잠정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다. 3개월 연속 증가세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수출을 견인했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대비 17.2% 늘어난 117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4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인공지능(AI), 서버 등 전방 수요가 견조하면서 DDR4 등 D램 고정가격이 12개월 만에 반등한 가운데,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 메모리 수출 호조도 계속된 영향이다.
그 외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15억달러로 스마트폰 수출을 중심으로 26.5% 증가했고, 바이오헬스(14.6%)와 이차전지(13.7%), 선박(17.3%) 수출이 각각 14억달러, 7억달러, 20억달러를 기록했다.
주력 수출품목 외에도 글로벌 K-푸드, K-뷰티 선호 영향으로 농수산식품과 화장품 수출이 각각 8.6%, 20.8% 증가한 11억달러, 10억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2대 품목인 자동차는 3.8% 감소한 65억달러로 집계됐다. 세부품목별로 내연기관차와 순수 전기차 수출이 감소했지만, 하이브리드차는 수출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수입은 2.7% 감소한 533억 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원유(-19.9%), 가스(-11.4%) 수입 감소로 에너지 수입이 20.1% 감소한 100억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48억 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흑자 규모가 36억달러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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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박정성 무역투자실장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4월 수출입동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미 수출 ‘뚝’…수출 다변화로 커버
미국 관세 영향은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대미국 수출은 106억달러로 전년대비 6.8% 급감했다. 석유제품(78.5%) 수출이 증가했지만, 반도체(-31.0%), 일반기계(22.6%), 자동차(16.6%)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대미국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전년대비 9억달러 감소한 45억달러에 그쳤다.
하지만 수출시장 다변화로 대미 수출 부진 영향을 상쇄했다는 평가다. 대중국 수출은 3.9% 증가한 109억달러, 대아세안 수출은 4.5% 증가한 94억달러, 대유럽연합(EU) 수출은 18.4% 늘어난 67억달러, 대중남미 수출은 3.9% 늘어난 26억달러를 기록했다. 대인도, 대중동 수출도 각각 8.8%, 1.6% 늘어 17억달러씩 기록했다.
박정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수출시장 다변화는 오래전부터 정부가 갖고 있던 숙제”라며 “이번을 계기로 가속도가 붙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부는 미국 관세의 영향이 아직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박 실장은 “관세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이를 예측하긴 힘든 상황”이라며 “관세 영향은 분명히 나타나곤 있지만, 기계적으로 우리 수출의 감소세를 똑같이 유발하는 것은 아니고 품목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돼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로부터 초래된 불확실성이 얼마나 이른 시간에 거둬질 수 있느냐, 미국과 진행하는 협의에서 얼마큼 상대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느냐 등이 앞으로 전체 수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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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산업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