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2.4% 오르며 시장 추정치(2.6%)를 밑돌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됐지만 아직은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CPI는 2.4%로 2월(2.8%)보다 낮아졌다. 2021년 2월 이후 4년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전월 대비로는 오히려 0.1% 하락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추정치(0.1%)에 부합하는 수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CPI도 전년 동월 대비 2.8%, 전월 대비 0.1% 오르며 시장 추정치(3.0%, 0.2%)보다 낮았다.
에너지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게 3월 소비자물가 상승폭 축소에 크게 기여했다. 휘발유 가격이 전월 대비 6.3%나 떨어져 상승률 둔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동안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온 주거비도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4.0% 올라 상승률이 둔화했다.
3월 CPI는 트럼프 행정부가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하기 전 물가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지표로 주목받았다. 만약 상호관세 부과 전 CPI가 시장 추정치보다 높은 수준이었다면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수 있었다.
하지만 물가 지표가 시장 추정치보다 낮게 나오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경기 침체에 대비해 기준금리를 조기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