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CPI는 전망치 하회
연준 이달 금리동결 유력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지난해 12월 시장 예상대로 2.9%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음료를 제외한 근원 CPI는 예상보다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최근 고공 행진하던 미 국채금리는 하락했고 시장은 안도했다.
미국 노동부는 12월 미국 CPI가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전망치(2.9%)를 밑도는 수치다. 다만 지난해 9월 2.4%를 기록한 이후 2.6%(10월), 2.7%(11월) 등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CPI는 전월 대비로는 0.4% 상승해 시장 전망에 부합했다. 전월(0.3%)보다는 소폭 상승세가 높았다.
지난달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전망치(3.3%)와 전월(3.3%) 수준을 모두 밑돌았다. 근원 CPI는 전달 대비 0.2% 상승해 이 역시 전망치(0.3%)와 전월(0.3%)을 모두 하회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헤드라인 CPI보다 근원 CPI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시장 예상보다는 상승률이 낮았음을 뜻한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지난달 휘발유 가격이 전년 대비 3.4% 하락했고, 중고차 가격 역시 3.3% 하락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CPI에서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지난달 전년 대비 4.6%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률은 2022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준이 밝힌 대로 주거비가 하향 둔화세를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예상을 하회하는 CPI 결과에 환호했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고공 행진하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CPI 발표 직후 약 0.07%포인트 하락한 4.69%에 거래됐다. 뉴욕증권거래소 3대 주요 지수 역시 개장 전 프리마켓에서 CPI 발표 전 약 0.3% 상승에서 발표 후 모두 1% 이상 상승으로 올랐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어 오는 29일 열리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1월 FOMC 기준금리 동결 전망은 97.3%로 매우 유력하다.
한편 이날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는 지난 10일까지 일주일간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금리가 7.09라고 밝혔다. 이는 8개월 만에 최고치다. 주담대 금리는 최근 상승세를 기록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영향을 받았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