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개국서 허가, 국내선 법적 공백
李대통령 “입법前 처방허용도 방법”
복지부-식약처 등 협의 일정 조율
“법적 책임 의료진에 집중될 수도”
19일 정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성평등가족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부처는 미프진 도입과 관련한 협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14일 국무회의에서 “우리나라에선 (미프진) 허용이 안 돼 여성들이 해외에서 직구해 복용한다”며 “대체 입법이 마련되기 전이라도 의사가 재량으로 처방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했다.
국내에서도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 여성계를 중심으로 임신중지 약물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 등 임신중지 허용 범위와 기간 등을 정하는 후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미프진 도입 역시 법적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
이 때문에 국내 판권을 가진 현대약품이 2021년부터 세 차례 걸쳐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아직 승인을 받지 못했다. 제도 공백 속에 온라인에서는 해외 직구 등을 통해 정품 여부도 알 수 없는 약이 30만∼50만 원에 음성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정부의 미프진 도입 움직임을 두고 여성계는 “여성 건강권을 지키는 첫걸음”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윤김지영 경북대 철학과 교수는 “외과적 수술을 통한 임신중지는 여성 신체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전문가의 처방 아래 경구용 임신중지 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 개정 없이 의약품 허가가 이뤄지면 투약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이나 임신중지 실패에 따른 법적 책임이 의료진에게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동석 서울산부인과의원 원장은 “불완전 유산으로 인해 패혈증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수술이 필요한 자궁외임신 때 먹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며 “처방한 의사가 사법 리스크에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자궁외임신 여부와 정확한 임신 주수(7∼9주 이내)를 의료진이 확인한 뒤 처방하도록 관리하고 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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