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언급 임신중지약 도입 논의에… 여성계 “환영” 의료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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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개국서 허가, 국내선 법적 공백
李대통령 “입법前 처방허용도 방법”
복지부-식약처 등 협의 일정 조율
“법적 책임 의료진에 집중될 수도”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14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14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먹는 임신중지 약물 ‘미프진’을 관련법 개정 전이라도 허용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정부 내에서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여성계는 “여성 건강권을 위해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환영하는 반면에 의료계는 “의사 재량에 따른 처방이 환자와 의료진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19일 정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성평등가족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부처는 미프진 도입과 관련한 협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14일 국무회의에서 “우리나라에선 (미프진) 허용이 안 돼 여성들이 해외에서 직구해 복용한다”며 “대체 입법이 마련되기 전이라도 의사가 재량으로 처방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삶으로 체감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국민과 함께하는 두 번째 업무보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7.16 서울=뉴시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삶으로 체감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국민과 함께하는 두 번째 업무보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7.16 서울=뉴시스
이어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16일 “모자보건법 개정을 국회와 논의하고 있다”며 “학회의 도움을 받아 구체적인 진료 지침과 안전 사용 관리 체계를 만드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미프진은 임신 초기에 복용해 임신을 중지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5년 “세계적으로 임신 중지의 45%가 안전하지 않은 방식으로 이뤄진다”며 이 약을 필수 의약품으로 지정했다.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등 101개국에서 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 여성계를 중심으로 임신중지 약물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 등 임신중지 허용 범위와 기간 등을 정하는 후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미프진 도입 역시 법적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

이 때문에 국내 판권을 가진 현대약품이 2021년부터 세 차례 걸쳐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아직 승인을 받지 못했다. 제도 공백 속에 온라인에서는 해외 직구 등을 통해 정품 여부도 알 수 없는 약이 30만∼50만 원에 음성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정부의 미프진 도입 움직임을 두고 여성계는 “여성 건강권을 지키는 첫걸음”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윤김지영 경북대 철학과 교수는 “외과적 수술을 통한 임신중지는 여성 신체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전문가의 처방 아래 경구용 임신중지 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 개정 없이 의약품 허가가 이뤄지면 투약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이나 임신중지 실패에 따른 법적 책임이 의료진에게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동석 서울산부인과의원 원장은 “불완전 유산으로 인해 패혈증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수술이 필요한 자궁외임신 때 먹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며 “처방한 의사가 사법 리스크에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자궁외임신 여부와 정확한 임신 주수(7∼9주 이내)를 의료진이 확인한 뒤 처방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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