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증시 배당수익률, 국채금리 밑으로

6 hours ago 1

일본 주식시장의 배당수익률이 15년 만에 장기금리 밑으로 떨어졌다. 도쿄 증권가에선 주식의 평가 기준이 주주 환원에서 성장 투자로 바뀌는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닛케이지수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1.87%로 일본 10년 만기 국채 금리(연 1.89%)보다 낮았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이날 연 1.94%까지 오르면서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일본 주식시장의 배당수익률이 10년 만기 국채 금리보다 낮아진 건 2010년 4월 이후 약 15년 만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를 ‘레이와(令和) 수익률 혁명’으로 지칭했다. 배당을 얻기 위한 자산으로 여겨지던 주식이 ‘경제 성장 과실을 얻고 인플레이션을 헤지해주는 자산’으로 인식되며 가격 상승을 중시하는 자산으로 변모했다는 의미다.

올해 일본 증시 상승세를 선두에서 이끈 반도체 장비업체 어드반테스트의 배당수익률은 0.26%에 불과하다. 무배당 기업을 제외하면 닛케이지수 구성 종목 중 가장 낮다. 2022년 말과 대비하면 1.5%포인트 낮아졌다. 엔비디아에 기판을 공급하는 이비덴 역시 배당수익률이 0.4%로 배당만 보면 투자 매력이 거의 없다.

일본 증시의 대표적 고배당주로 꼽히던 미쓰이금속의 배당수익률도 1.19%로 떨어졌다. 하지만 고배당을 노리던 자금이 빠져나가도 성장을 추구하는 자금이 계속 유입되면서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저금리 여파로 사라졌던 초단기 금융상품 머니마켓펀드(MMF)도 10년 만에 판매가 재개됐다. 미쓰비시UFJ그룹(MUFG)은 MMF를 내년에 다시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MMF는 만기가 짧은 채권 등에 자금을 운용하는 초단기 금융상품으로, 일본엔 1992년 도입돼 인기를 끌었지만 2016년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판매가 중단됐다.

하지만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9%로 뛰는 등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타면서 MMF 수요가 다시 생기기 시작했다. MMF 판매 재개를 준비 중인 MUFG 산하 운용사와 증권사 등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일본에서 처음으로 ‘토큰화 투자신탁’ 상품을 개발 중인데 이 투자신탁의 첫 상품으로 MMF를 설정할 것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