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참의원 선거전 돌입… 이시바, 과반 유지에 사활

6 hours ago 1

이시바 정권 중간평가, 20일 투표
과반 미달 땐 내각사퇴 압박 가중
쌀값 폭등-美관세 등에 자민당 열세
‘1인당 19만원 지급’ 공약 등 총력

참의원 선거용으로 바뀐 일본 자민당 홈페이지의 3일 모습.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연설 사진 옆으로 ‘일본을 움직여, 삶을 풍요롭게’라는 구호가 적혀 있다. 자민당 홈페이지 캡처

참의원 선거용으로 바뀐 일본 자민당 홈페이지의 3일 모습.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연설 사진 옆으로 ‘일본을 움직여, 삶을 풍요롭게’라는 구호가 적혀 있다. 자민당 홈페이지 캡처
“올해 안에 생활이 어려운 분들에게 돈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3일 오전 고베시의 한 공원에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빨리 어려운 사람에게 (돈을) 중점적으로 나눠주겠다”며 “결코 퍼주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전했다.

이날은 20일 치러지는 일본 참의원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 첫날. 집권 자민당은 선거공약 중 고물가 대책으로 전 국민에게 1인당 2만 엔(약 19만 원) 지급을 약속했는데, 포퓰리즘 비판이 거세자 총리가 직접 ‘퍼주기가 아니다’라며 설득에 나선 것이다.

● 쌀값 폭등 등 고물가로 집권 자민당 열세

이날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일본 열도가 17일간의 참의원 선거 열풍 속으로 들어갔다. 참의원 전체 정원은 248명인데, 3년마다 임기 6년의 의원을 절반씩 뽑는다. 이번 선거에서는 결원 1명을 포함해 125명이 선출된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125석 중 현재 66석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선거의 목표는 의석 확대가 아닌 기존보다 16석이 줄어든 최소 50석 확보다. 그만큼 열세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10월 출범한 이시바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다. 지난해 중의원 선거 참패에 이어 30%대로 지지율 답보 상태에 놓인 정부로서는 참의원 과반을 유지해 일단 내각 사퇴 압박에서 벗어나는 게 급하다. “여당 내에서도 목표치가 너무 낮다는 비난이 나온다”(아사히신문)는 기류도 있지만 정권 생존이 먼저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사활이 걸린 선거인 만큼 자민당은 첫날부터 총력전에 나섰다. 이시바 총리가 고베로 달려간 것을 필두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는 구마모토현, 모리아먀 히로시(森山裕) 간사장은 지바현,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전 간사장은 도치기현,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도쿄 유세에 각각 나섰다. 최근 쌀값 폭등세를 잠재워 차기 총리 후보 1위로 꼽히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농림수산상은 가나가와현과 야마가타현을 돌며 오전부터 저녁까지 종일 현장을 누볐다.

● 야당 대표, 논 앞에서 ‘쌀값 폭등’ 비판 쌀값 폭등을 비롯한 고물가, 미국의 고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 등이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대표는 이날 첫 유세지로 미야자키현 중부 구니토미(國富)정을 선택했다. 앞서 “난 쌀을 사본 적이 없다”는 실언으로 물러난 에토 다쿠(江藤拓) 전 농림수산상의 고향이다.

노다 대표는 벼가 자라는 논 앞에서 이시바 정부의 쌀 정책에 대해 “속도감은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주먹구구식”이라고 비판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서 이전 7석의 4배인 28석을 얻어 파란을 일으킨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郎) 대표는 도쿄 오피스 밀집 지역인 신바시역 앞에서 “소득을 늘리는 여름, 일본 정치를 바꾸는 여름을 만들고 싶다”며 소득세 인하 등을 강조했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