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 지니너스가 일본 대형 제약사 서너 곳과 공동임상 등 연구개발(R&D) 협력을 논의 중이다. 한국 기업 최초로 일본 국립암센터와 유전체 분석 기술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을 모멘텀 삼아 2026년에는 미국 시장에도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사진)는 23일 기자와 만나 “일본 국립암센터에서 서울 문정동 본사에 실사도 오고, 1박2일 면담도 하는 등 모든 사전 검증을 거쳐 이번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며 “이번 경험을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 허가 대비를 더 잘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니너스는 앞으로 3년간 일본 국립암센터에 암환자 3200명분의 유전체 데이터 분석 데이터를 제공한다. 특히 암세포 조직 내 암세포와 면역세포의 위치까지 잡아내는 공간전사체 분석이 특기다. 박 대표는 “계약 규모를 정확히 밝힐 순 없지만 매출 증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니너스는 일본 제약사 서너 곳과 이미 협력 논의를 시작했다. 일본에서 레퍼런스를 충분히 쌓은 뒤 일본에 진출한 미국 유럽 제약사들과의 헙력으로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다른 기관이 아닌 일본국립암센터에 기술을 제공했다는 점도 향후 제약사와 추가 협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임상시험 대부분을 대형병원이 아니라 국립암센터에서 한다”며 “국립기관에서는 연구자 임상도 다수 진행하기 때문에 심층연구를 통해 추후 협력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26년 미국 시장 진출에도 자신감을 얻었다고 박 대표는 말했다.
그는 “(일본이 요구한) 문서가 원래 지니너스가 준비한 문서 양의 5~6배에 달했는데, 그 기준이 FDA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며 “내년에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 참여해 발표도 하고 미국 제약사와의 비즈니스 미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