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시티팝의 ‘본류’, 영종도로 흘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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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 열린 아시안 팝 페스티벌
1970년대 활동 ‘슈가 베이브’의 보컬
오누키 다에코, 첫 한국 공연서 열창

“한국에서 갖는 첫 콘서트입니다(This is first concert in Korea). 스고이(すごい·대단해요).”

5월 30, 31일 이틀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아시안 팝 페스티벌 2026’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가진 일본 싱어송라이터 오누키 다에코.

5월 30, 31일 이틀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아시안 팝 페스티벌 2026’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가진 일본 싱어송라이터 오누키 다에코.
지난달 30일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호텔의 실내 무대 ‘시티 스테이지’. ‘아시안 팝 페스티벌 2026’ 무대에 오른 일본 싱어송라이터 오누키 다에코(72)가 영어와 일본어를 섞어 인사하자 객석에서 환호가 터졌다. 검은 재킷에 붉은 치마를 입고 무대에 선 그는 박수가 이어지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웃었다. 그의 음악 인생 50여 년 만에 이뤄진 첫 한국 공연이었다.

오누키는 1973∼76년 활동한 일본 밴드 ‘슈가 베이브’의 보컬이었다. 슈가 베이브는 활동 기간이 짧았고, 당시 일본 주류 음악과 스타일이 달라 상업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훗날 서구 팝의 감각을 받아들인 일본 ‘뉴뮤직’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이들이 남긴 유일한 앨범 ‘송스(Songs)’는 일본 시티팝의 원형을 보여 주는 명반으로 여겨진다. 밴드 해체 뒤 솔로로 데뷔한 오누키는 투명한 보컬과 도회적 감각이 어우러진 독자적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

공연은 1997년 앨범 ‘루시(LUCY)’의 첫 곡 ‘루루(LULU)’로 시작됐다. 맑은 목소리와 통통 튀는 건반 소리가 겹치며 경쾌한 분위기를 냈다. 이어 1982년 작품 ‘색채도시(色彩都市)’는 미니멀한 연주와 차분한 목소리로 산뜻한 사랑의 정서를 그려냈다. 2022년 발표한 싱글 ‘아침의 팔레트(朝のパレット)’는 따뜻한 보사노바풍 리듬이 돋보였다. 젊은 시절의 청량한 목소리는 이제 아니지만, 오래 지켜 온 담백한 목소리가 더 편안하게 다가왔다.

스페셜 게스트로 등장한 일본 싱어송라이터 아오바 이치코와 함께 부른 ‘피터 래빗과 나(ピ一タ一ラビットとわたし)’에선 청량한 키보드와 두 사람의 부드러운 음색이 어우러져 동화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후반부 하이라이트는 1977년 앨범 ‘선샤워(SUNSHOWER)’에 수록된 대표곡 ‘도회(都会)’. 고 사카모토 류이치가 음악감독과 편곡을 맡은 이 앨범은 훗날 해외 시티팝 팬덤이 재발견하며 오누키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다. 그루브하면서도 세련된 리듬을 앞세운 ‘도회’가 흐르자 관객들은 익숙한 선율에 몸을 맡겼다.

마지막 곡은 낭만적인 멜로디의 ‘원더랜드(Wonderland)’였다. “자, 같은 표를 가지고 나아가요. 거기가 우리들의 원더랜드.” 가사대로 이날 관객들은 같은 티켓을 들고 한 무대에 모여 흥을 나눴다.

‘아시안 팝 페스티벌 2026’에서 공연을 선보이는 이날치. 이틀간 아시아 음악 트렌드를 주도하는 다양한 가수들이 공연을 펼쳤다.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제공

‘아시안 팝 페스티벌 2026’에서 공연을 선보이는 이날치. 이틀간 아시아 음악 트렌드를 주도하는 다양한 가수들이 공연을 펼쳤다.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제공
올해 아시안 팝 페스티벌은 5월 30, 31일 이틀간 파라다이스시티 일대 스테이지 4곳에서 열렸다. 장마철을 피해 지난해보다 약 한 달 앞당겨 열린 축제에는 오누키 외에도 김창완밴드, 키라라, 이날치 등 국내 뮤지션들과 욘라파, 키드 프레시노, 썸쉿 등 아시아 팝 트렌드를 이끄는 뮤지션들이 무대에 올랐다.

인천=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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