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괴물’ 사사키 얻은 다저스, MLB 역대 가장 위대한 선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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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 계약금 95억원 전격 입단
2시즌 모자라 국제 아마추어 계약
1년 전 야마모토는 12년 4700억
에이전트 “돈보다 최고선수 되려해”

사사키 로키

사사키 로키
“마치 억만장자가 베벌리힐스 저택을 몇백 달러에 산 것과 같다.”

18일 미국 매체 USA투데이가 일본인 투수 사사키 로키(24)와 LA 다저스의 계약에 대해 내린 평가다. 일본프로야구 최연소 퍼펙트게임의 주인공이자 ‘괴물 투수’로 불리는 사사키가 계약금 650만 달러(약 95억 원)에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챔피언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는다.

사사키는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올바른 결정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구단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지만 현지 매체에 따르면 계약금 규모는 650만 달러로 알려졌다. 사사키의 원소속팀인 지바 롯데는 계약금의 25%인 162만5000달러(약 23억7000만 원)를 이적료로 챙긴다.

야마모토 요시노부

야마모토 요시노부
올 MLB 이적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사키의 명성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계약 규모다. 그러나 이는 MLB의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 규정에 따른 것이다. ‘25세 이상에 MLB가 인정하는 해외 프로리그에서 6시즌 이상 출전’이라는 기준을 채우지 못한 사사키는 국제 아마추어로 분류돼 구단이 보유한 보너스 풀 한도 안에서 계약을 맺어야 한다. 지바 롯데에서 4시즌을 뛴 사사키가 2시즌을 더 뛴 후 시장에 나왔더라면 다저스 동료인 야마모토 요시노부(27)와 비슷한 규모의 계약을 맺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에서 7시즌을 뛰고 사사키와 같은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으로 미국 무대를 두드린 야마모토는 지난해 12월 다저스와 12년 3억2500만 달러(약 4743억 원)라는 역대 투수 최고액에 계약했다.

낮은 몸값에 수준급 투수를 영입할 수 있었기에 빅리그 전체 30개 구단 중 3분의 2인 20개 팀이 사사키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주도권을 쥔 사사키 쪽이 오히려 구단을 역으로 면접한 가운데 최종 후보는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토론토 등 3팀으로 추려졌다.

이 중에서도 보너스 풀(514만6200달러)이 가장 적은 다저스를 사사키가 선택한 건 최고의 팀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뛰어보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토론토의 경우 850만 달러(약 124억 원)의 계약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사키의 에이전트인 조엘 울프는 앞서 “사사키는 부자가 되거나 거대한 계약을 따내기 위해 여기에 온 게 아니다. 그는 역사상 최고로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 되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다저스는 사사키 영입에 필요한 보너스 풀을 채우기 위해 신시내티, 필라델피아와 트레이드를 했다.

오타니 쇼헤이

오타니 쇼헤이

블레이크 스넬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래스노

타일러 글래스노
실제로 다저스의 전력은 MLB에서도 독보적이다. 타선에는 오타니 쇼헤이(31), 무키 베츠(33), 프레디 프리먼(36)으로 이어지는 최우수선수(MVP) 출신 삼총사가 건재하다. 다저스는 또 사이영상 2회 수상자이자 FA 투수 최대어로 꼽힌 블레이크 스넬(33)을 5년 1억8200만 달러(약 2656억 원)에 영입했다. 올 시즌 마운드에 돌아오는 ‘이도류’ 오타니에 야마모토, 타일러 글래스노(32) 등은 여느 팀이라면 모두 1선발로 나설 수 있는 투수들이다. 현지에서는 벌써 “다저스 선발진은 MLB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발 로테이션이 될 것”이라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6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하더라도 토니 곤솔린(31), FA 협상 중인 클레이턴 커쇼(37) 등 후보들이 넘친다. 내야수 김혜성(25)도 다저스에 합류했다.2021년 프로에 데뷔한 사사키는 일본프로야구에서 4시즌 동안 29승 15패 평균자책점 2.10을 기록했다. 통산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0.89로 1이 되지 않는다. 2년 차이던 2022년 4월 10일에는 오릭스를 상대로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연소(20세 5개월) 퍼펙트게임을 달성하기도 했다. 최고 시속 102마일(약 164km)의 패스트볼에 지난해 헛스윙 비율 57.1%를 기록한 스플리터 등이 장점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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