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피의자로 입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8일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특검이 출범한 지 16일 만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고등검찰청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청사를 진입하는 순간 쏟아진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지하주차장 출입을 고수하던 기존 입장을 꺾고 지상 출입을 선택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전날까지도 비공개 출석을 요구하며 “조사 장면을 노출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특검은 “역대 대통령들도 포토라인에 섰다”며 공개 출석 원칙을 고수했다.
조사 장소는 서울고검 청사 내 별도 조사실로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경호처에 체포 저지를 지시한 혐의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과 관련한 비화폰 정보 삭제 지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특검은 비상계엄 선포 전후 국무회의 상황, 핵심 군 인사들과의 교신 여부, 보고 체계 내 실질 지휘선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이번 출석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15일 공수처에 체포된 이후 165일만에 이뤄진 첫 대면 조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진술 태도와 핵심 혐의 소명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추가 소환 여부와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검토할 방침이다.
윤 전 대통령의 출석은 특검 수사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특검은 앞서 지난 18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추가 기소를 통해 구속 만기 석방을 차단한 데 이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해서도 잇따라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