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D-5]
극초음속 IRBM 시험발사 8일만에
南전역 타격용 단거리미사일 쏴
軍 “취임식 전후 ICBM 도발 우려”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약 일주일 앞두고 또다시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이 그 어떤 방어망도 뚫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시험 발사한 지 8일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14일 오전 9시 30분경 자강도 강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다”며 “미사일은 250여 km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2발 안팎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북한이 쏜 미사일이 한국 전역 핵 타격용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SRBM보다 사거리가 짧은 최대 사거리 300km 이내의 근거리탄도미사일(CRBM)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자신들이 개발한 표준화된 전술 핵탄두 ‘화산-31’을 ‘북한판 이스칸데르’에 건전지 갈아 끼우듯이 탑재해 대남 핵 타격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자강도 강계 일대는 군수·기계 공장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과거 종종 시찰을 가 ‘자력갱생’을 강조한 곳이지만 미사일은 한 번도 발사하지 않은 곳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어느 지역에서든 자유자재로 미사일을 발사해 한국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위협하기 위해 새로운 장소를 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군 당국은 6일 주일 미군기지가 있는 일본 오키나와를 공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북한이 올해 두 번째로 한국 타격용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배경에도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리는 20일(현지 시간)을 전후해 미 본토 핵 공격용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들고 나오기에 앞서 중거리 및 단거리 미사일로 기술 완성도를 점검해 보고 국제사회의 관심도 끄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북한은 최근 ICBM 발사대를 노출했다가 숨기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을 전후해 향후 대미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ICBM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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