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027년 자립 완성" 압박에
BYD·지리·SAIC 등 출시 준비
닛케이 "내년 양산 시작할수도"
BYD·지리·상하이자동차(SAIC) 등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2027년까지 100% 자국산 반도체를 탑재한 차량을 내놓는다. 이들이 출시를 준비 중인 가운데 최소 두 개 브랜드가 내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미국과 벌이는 기술패권 경쟁이 날로 고조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자립 속도를 한층 높이려는 중국 당국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닛케이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정부는 주요 자동차 업체에 자국산 또는 자국이 개발한 반도체 사용 비율을 높이도록 요구하고 있다. 한 반도체 개발업체 관계자는 닛케이에 "지리 등 고객사들이 자국산 대체 옵션이 있다면 그것을 우선 사용하겠다고 했다"며 "현지 생산이 가능하더라도 외국 업체보다는 중국 업체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저우자동차(GAC) 등은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 등과 협력해 전체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을 검토하고 국산 대체재에 대한 검증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계획을 주도 중인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2027년까지 자동차에 적용되는 모든 반도체를 100% 자국에서 개발하고 생산된 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2024년까지 자국산 반도체를 25% 사용한다는 목표에서 대폭 상향된 것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를 위해 국영 자동차 업체들에 자국산 반도체 채택률을 정기적으로 평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자율화 정도를 산출하는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차량에 탑재되는 전체 반도체 숫자를 기준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는 반면 사용된 반도체 중 얼마나 많은 종류가 자국에서 개발 또는 생산되었는지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또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특히 자율주행 시스템 부문에서 미국이나 외국산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100% 자국산으로 급속 전환하는 건 쉽지 않다"고 토로하고 있다. 고급 차량일수록 여전히 엔비디아나 퀄컴 제품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기술 접근을 제한하면서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사이에서는 필요한 부품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피니언 등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과 협업을 확대해 중국 자동차 업체를 위한 현지 생산을 강화하고 있다.
[신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