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3일은 영문학의 거성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생일이자 기일이었다. 유엔이 이 날을 ‘영어의 날(English Language Day)’로 지정한 것은 단순히 한 천재 작가를 기리기 위함이 아니다. 그가 영어라는 언어의 지평을 얼마나 경이롭게 넓혔으며, 그 확장된 언어가 인류의 사고를 어떻게 깊고 넓게 변화시켰는지를 기념하기 위함이다.
사람이 만들어내는 문장에는 그가 축적해온 지식과 경험, 삶을 대하는 태도가 고스란히 담긴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 마주하는 아이들의 언어는 극단을 오간다. 복잡한 감정은 ‘ㄷㄷ’이라는 기호로 축소되고, 다양한 정서의 층위는 ‘ㅋㅋ’라는 단순한 표현으로 환원된다. 경이로움, 두려움, 감탄, 공감이라는 서로 다른 감정들이 모두 동일한 기호로 대체되는 순간, 언어는 더 이상 사고를 확장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고를 단순화하는 기제가 된다.
더 우려스러운 지점은 문장의 기초 체력이라 할 수 있는 구성 능력의 약화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초등학교 3~4학년 학생들조차 주어와 서술어를 갖춘 온전한 문장을 완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셰익스피어는 『맥베스』에서 이렇게 말한다.
“슬픔에게 말을 허락하라. 말하지 못한 고통은 가득 찬 가슴에 속삭여 결국 심장을 무너뜨린다.”(Give sorrow words; the grief that does not speak whispers the o‘er-fraught heart and bids it break)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은 단순한 표현력의 부족을 넘어,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고 치유할 기회를 잃는 것이다. ‘ㄷㄷ’과 같은 기호 뒤에 감정을 방치하는 습관은 결국 자기 인식의 깊이를 얕게 만든다.
또한 『한여름 밤의 꿈』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상상력은 보이지 않는 것에 형상을 부여하고, 이름 없는 것에 거처와 이름을 준다.”(And as imagination bodies forth the forms of things unknown, the poet‘s pen turns them to shapes and gives to airy nothing a local habitation and a name)
언어는 세계를 인식하는 틀이며, 동시에 세계를 확장하는 도구다. 그런데 다양한 감정과 경험을 ‘개~(예를 들면 개행복)’와 같은 단일한 접두어로 환원하는 언어 습관은 아이들의 내면 세계를 평면화한다. 특히 3~4학년 시기에 반드시 형성되어야 할 문장 생성 능력이 결여될 경우, 아이는 자신의 경험과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확장할 언어적 기반을 잃게 된다.
이 모든 현상을 관통하는 가장 강력한 경고는 『햄릿』에 담겨 있다. “생각 없는 말은 결코 의미 있는 곳에 닿지 못한다.”(Words without thoughts never to heaven go)
생각이 담기지 않은 말은 그 자체로 공허하다. 문장을 끝내지 못하고 단편적으로 내뱉는 언어 습관은 결국 사고의 단절로 이어진다. 스스로 완결된 문장을 만들지 못하는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밀고 나갈 힘 또한 갖기 어렵다.
4월 23일 영어의 날을 지나보낸 지금, 다시 문장의 힘을 되돌아보자. 우리 아이들이 ‘ㄷㄷ’, ‘ㅋㅋ’와 같은 단편적 표현에 머무르지 않고, 셰익스피어가 확장해 놓은 언어의 세계를 자유롭게 탐색하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온전한 문장으로 표현해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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