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팬들의 응원 댓글을 보거 정말 놀랐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감사하다는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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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C 2승에 도전하는 고석현 화상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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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C 파이터 고석현. 사진=UFC |
‘KO’ 고석현(32·하바스MMA)은 UFC 2승이라는 목표를 앞에 두고 담담했다. 그는 이데일리와 온라인 화상 인터뷰 내내 밝은 미소와 함께 평온함을 유지했다. 말투는 차분하고 조용했지만, 눈빛만큼은 단단했다. 가슴 속에 담아둔 투지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고석현은 오는 2일 (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가르시아 vs 오나마’ 언더카드 웰터급 경기에 출전한다.
상대는 ‘프레시 프린스’ 필립 로우(35·미국)라는 선수다. UFC 전적이 7전(4승 3패)이나 된다. 한때 웰터급 랭킹 7위까지 올랐던 닐 매그니(미국) 같은 선수와 싸운 경험도 있다.
고석현은 지난 6월 UFC 데뷔전에서 당시 3연승을 달리던 기대주 오반 엘리엇(웨일스)을 그라운드에서 압도하며 승리를 따냈다. 경기 전 도박사들은 패배 확률을 80% 정도로 봤지만 그 예상들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고석현은 최근 미국, 태국, 일본 등 전 세계를 돌며 다양한 선수들과 스파링을 소화했다. 신장과 리치, 스타일이 제각각인 선수들을 맞닥뜨리며 싸움의 본질을 배웠다. 고석현은 “사람마다 다 특징이 다르다. 그런 상황을 몸으로 익히는 게 큰 도움이 된다”며 “MMA는 수많은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에 다양한 선수들과 훈련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경험은 고석현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특히 현 UFC 밴텀급 챔피언 메랍 드발리쉬빌리(조지아)와 만남은 고석현의 마음가짐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됐다.
고석현은 “메랍과 직접 스파링을 한 것은 아니지만 만나보니 확실히 챔피언들은 멘탈이 달랐다”며 “운동을 대하는 자세, 집중력 등 모든 면에서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운동밖에 모르는 그의 삶을 보며 많이 배웠고, 반성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경기에서 현지 도박사들은 고석현의 승리 가능성을 더 높이 평가하고 있다. 엘리엇과 첫 경기에서 ‘절대 언더독’으로 낮게 분류된 것과 180도 달라졌다. 그만큼 엘리엇전 승리가 큰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세상의 평가가 경기 하나로 오락가락해도 고석현은 흔들리지 않는다. 그는 “탑독이라고들 하지만 그게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언더독일 때부터 이겨내 왔어요. 시합은 한 치 앞도 모르니까 크게 신경쓰지 않고, 방심하지도 않겠다”고 다짐했다.
상대인 로우의 가장 큰 특징은 키가 190cm나 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그 정도 장신 선수를 찾기가 쉽지 않다. 상대의 신체조건을 대비하는게 만만치 않았다.
다행히 같은 팀 동료인 김상욱과 더불어 블랙컴뱃에서 ‘선봉장’이라는 링네임으로 활약 중인 최순태가 큰 도움을 줬다. 고석현보다 한 체급 위인 미들급(84kg 이하) 파이터인 최순태는 키가 191cm나 된다.
고석현은 “마침 그전부터 친분이 있던 최순태 선수에게 도움을 부탁했는데 흔쾌히 도와줬다”며 “경기를 앞두고 체육관에서 같이 훈련하면서 큰 도움을 받았다. 정말 든든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상대보다 키나 리치에서 불리하지만, 그걸 덮을 내 장점이 있다고 믿는다”며 “그 부분을 노릴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선배이자 멘토인 ‘스턴건’ 김동현도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고석현은 김동현의 조언을 가슴에 깊이 새기고 옥타곤에 올라간다. 고석현은 “(김)동현이 형이 ‘몸을 부딪히면 네가 얼마나 준비했는지 상대도 안다. 열심히 훈련한 것을 믿고 하다보면 상대가 저절로 무너질 것이다. 전지훈련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편안하게 경기하고 와라’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지옥같은 계체도 무난히 통과한 고석현은 차분하게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과거의 자신보다 몸은 단단해졌고, 마음은 한결 묵직해졌다.
“아직 보여줄 게 많아요. 아직 완벽한 MMA 파이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2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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