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0 결제 시대 온다”…원화 스테이블코인, 채권시장 선진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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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0 결제 시대 온다”…원화 스테이블코인, 채권시장 선진화 기회

업데이트 : 2026.04.17 12:21 닫기

“스테이블코인은 금융의 고속도로”
“韓 법적근거 없어 POC 발묶여” 입법 촉구
개방형 블록체인 기반 상호운용성 확보 필수

17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와 한국 디지털자산 입법 과제’ 세미나에서 니키 아리야싱헤 체인링크랩스 부사장이 글로벌 상호운용성 확보를 위한 기술적 표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안갑성 기자]

17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와 한국 디지털자산 입법 과제’ 세미나에서 니키 아리야싱헤 체인링크랩스 부사장이 글로벌 상호운용성 확보를 위한 기술적 표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안갑성 기자]

미국의 강력한 스테이블코인 규제안이 글로벌 표준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가상자산이 아닌 차세대 ‘디지털 결제 레일(인프라)’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특히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금융 대기업들이 실전 테스트(POC)에 나선 반면, 한국은 법적 근거가 없어 기술 검토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와 한국 디지털자산 입법 과제’ 세미나 패널토론에서는 학계와 글로벌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대표들이 참석해 한국의 입법 방향에 대한 논의를 펼쳤다.

안수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이 지닌 ‘프로그래머블 머니(Programmable Money)’로서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개방형 인프라 설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17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와 한국 디지털자산 입법 과제’ 세미나에서 이종섭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가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채권시장 선진화 방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안갑성 기자]

17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와 한국 디지털자산 입법 과제’ 세미나에서 이종섭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가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채권시장 선진화 방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안갑성 기자]

이종섭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최근 미국의 규제 접근법이 철저하게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미국의 움직임은 실물자산을 실시간으로 정산하는 이른바 ‘T+0’ 체계로 끌어올리기 위해 안정적인 결제 레일을 마련하려는 고도의 전략”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투자 상품으로만 바라보면 큰 흐름을 놓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제대로 육성된다면 국내 국채와 회사채 시장의 선진화를 이끄는 긍정적 나비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인 체인링크랩스의 니키 아리야싱헤(Niki Ariyasinghe) 부사장은 ‘상호운용성’과 ‘보안’을 핵심 화두로 던졌다.

그는 과거 한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제공업체가 기술적 오류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토큰을 잘못 발행한 사고를 언급하며 “규제화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투명성과 스마트계약에 대한 강력한 보안 통제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7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와 한국 디지털자산 입법 과제’ 세미나에서 안수현 한국외대 교수(가운데)가 좌장을 맡아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개방형 인프라 구축을 촉구했다. [사진=안갑성 기자]

17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와 한국 디지털자산 입법 과제’ 세미나에서 안수현 한국외대 교수(가운데)가 좌장을 맡아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개방형 인프라 구축을 촉구했다. [사진=안갑성 기자]

코인베이스가 주도하는 이더리움 레이어2 네트워크인 ‘베이스(Base)’의 박혁재 동아시아 총괄은 한국 기업들이 처한 ‘기술적 고립’ 상태를 우려했다.

박 총괄은 “미국에서는 JP모건 같은 금융기관들이 ‘JPM 코인’을 통해 다양한 파일럿과 POC(기술 검증) 사례를 축적하며 기술적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반면 한국 기업들은 POC를 진행하고 싶어도 법적 근거가 없어 조심스럽게 기술 스터디 정도만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인프라로서의 중립성과 혁신 사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퍼미션리스(Permissionless)’ 블록체인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완전한 답을 정해놓고 규제부터 시작하면 기술의 잠재력을 시험해 볼 기회조차 잃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패널들은 한국이 글로벌 규제 정합성을 맞추면서도 국내 기업들이 마음껏 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샌드박스’형 입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17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와 한국 디지털자산 입법 과제’ 세미나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안갑성 기자]

17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와 한국 디지털자산 입법 과제’ 세미나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안갑성 기자]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 지연에 대한 강력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민 의원은 “우리에게 닥친 가장 치명적인 위협은 단순한 통화량 관리 실패가 아니라, 원화가 제 기능을 잃고 ‘달러화(Dollarization)’의 식민지가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민 의원은 척박한 입법 현실을 꼬집으며 산업계와 학계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아직 국회나 정부 부처 내에 이 법안이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지, 왜 필요한지에 대한 관심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단순히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현장에서 간절함을 느끼는 전문가들이 국회의원과 공무원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주어야만 실질적인 입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호소하며 세미나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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