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달구는 바이올린 스타, 서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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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여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  롯데문화재단 제공

오는 6월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여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 롯데문화재단 제공

클래식 음악계에서 소셜미디어 팔로워가 200만 명에 달하는 연주자는 극히 드물다. 대개 관객은 연주자의 사적인 일상 보다 무대 위 결과물에 집중한다. 그 사이 클래식과 대중의 심리적 거리는 멀어진다.

오는 6월 내한하는 대만계 호주인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37)은 클래식 연주자와 관객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을 무너뜨린 인물이다. 길거리 즉흥 공연, 연습 현장 등 자신의 일상이 담긴 영상을 공유하며 대중을 클래식의 세계로 초대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합쳐 그의 팔로워는 현재 200만 명에 달한다.

◇ “관객에게 다양한 음악의 맛 선사”

실력과 소통 능력을 겸비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이 오는 6월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레이 첸은 네 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해 미국 명문 커티스 음악원을 졸업했다. 현란한 기교와 풍부한 표현력으로 2008년 예후디 메뉴인 국제 콩쿠르, 2009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에서 연달아 우승했다. 공연을 앞두고 있는 그를 서면으로 만났다.

이번 공연에서 레이 첸은 모차르트와 바흐에서부터 노르웨이 작곡가 그리그의 작품, 스페인 작곡가 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사테의 카르멘 환상곡 등 다양한 시대의 음악을 연주한다. 그는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항상 염두에 두는 목표는 바이올린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범위를 탐구하는 것”이라며 “리사이틀은 하나의 ‘코스 요리’이고, 관객은 한 자리에서 다양한 음악의 맛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올린만큼이나 소셜미디어를 잘 다룬다. “클래식 음악가의 역할은 위대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어느 시대의 관객에게든 잘 전달하는 것”이라는 그의 음악 철학이 영상마다 녹아있다. “클래식 음악은 박물관 유리 너머의 유물이 아닙니다. 살아 숨 쉬고, 강렬하며, 강한 힘을 가진 예술이죠. 숏폼(짧은 동영상) 콘텐츠는 그것을 단 몇 초 만에 수백만 명에게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에요. 그 중 일부라도 클래식을 더 깊이 탐구하고 싶은 호기심을 갖게 된다면 저는 제 역할을 다한 거예요.”

◇ 음악의 선한 영향력에 집중

밝은 에너지로 가득한 레이 첸에게도 슬럼프는 있었다. 전 세계 연주자들이 설 곳을 잃었던 코로나19 시기였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는 대신 동료 연주자와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온라인 연습 플랫폼 ‘토닉’을 만들었다. 그는 “음악을 연습하는 일은 더없이 개인적이고 때로는 고립감을 주기도 하는데, 이 여정에서 아무도 혼자가 아님을 일깨워주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콘서트홀에서의 연주, 수백만 명이 보는 영상을 만드는 일, 사람들이 서로 연습 과정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까지 제 목표는 결국 음악의 힘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거예요.”

다재다능한 면모 때문일까. 한때 그는 다른 삶을 동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다시 태어나도 여전히 바이올리니스트의 삶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스타트업을 만들고,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하고,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어떤 건지 경험하고 나서야 알게 됐다”며 “예술가로 사는 게 인생에서 선택할 수 있는 길 중 가장 큰 기쁨이자 특권”이라고 말했다. “제가 걸어온 이 길이 우주를 통틀어 가장 좋은 길이에요. 바꾸고 싶은 건 아무 것도 없어요.”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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