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36%… 삼성에 2%P 앞서
AI 열풍속 HBM 수요 급증 영향
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세계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매출액 기준으로 점유율 36%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34%, 미국 마이크론이 25%로 각각 그 뒤를 이었다. SK하이닉스가 D램 점유율 1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70%의 점유율을 보이며 시장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정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책임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이번 성과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HBM 수요가 끊이지 않는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D램을 성공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HBM은 고성능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 만든다. 일반 D램보다 데이터 처리 능력이 월등히 높지만 만들기가 어렵고 가격이 비싸다. SK하이닉스가 처음 HBM 개발에 성공한 2013년에는 수요가 미미했지만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AI 학습에 쓰이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연산 속도에 맞춰 정보를 저장했다가 꺼낼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가 바로 HBM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상용화된 최신 제품인 HBM3E(5세대) 제품을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6세대인 HBM4 개발도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소한 올해 2분기(4∼6월)까지는 SK하이닉스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발 관세 전쟁의 여파에도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늘어나는 만큼 HBM 시장은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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