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가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의 휘발유·경유·등유 담합 혐의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두 회사가 약 4년간 가격 정보를 주고받은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두 차례 실제 판매가격까지 합의했다는 게 심사관 판단이다. 관련 매출액은 약 44조1000억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7일 양사의 석유제품 담합 사건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피심인에게 송부했다고 밝혔다. 심사관은 두 회사가 2022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입금가·확정가·판매정책 등 가격 정보를 교환한 것으로 봤다. 특히 올해 3월 초에는 두 차례에 걸쳐 특정 입금가를 적용하기로 합의한 사실도 확인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2022년부터는 가격정보만 교환했지만 올해 3월에는 구체적인 가격을 정하자는 합의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관련 매출 44조1000억원 대부분은 정보교환 행위에서 발생했으며 실제 가격담합 관련 매출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휘발유·경유·등유 시장은 SK에너지·현대오일뱅크·GS칼텍스·S-OIL 등 4개사가 지난해 기준 약 98%를 점유한 과점시장이다.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의 합산 점유율도 약 49%다. 공정위는 두 회사만의 행위로도 경쟁질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GS칼텍스와 S-OIL은 세 차례 현장조사와 관련자 진술조사에도 법 위반 증거가 확인되지 않아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심사관은 양사의 행위를 공정거래법상 가격담합 및 정보교환 담합에 해당하는 '중대한 위반행위'로 보고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의견을 냈다. 다만 소비자가격에 미친 구체적인 영향은 산출하지 못했다.
양사는 심사보고서 수령일부터 8주 안에 의견서 제출과 증거자료 열람·복사를 신청할 수 있다. 공정위는 방어권 보장 절차가 끝나는 대로 위원회를 열어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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