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가벼운 담 증세로 쉬어가는 사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스프링캠프에서는 피 튀기는 5선발 경쟁이 벌어졌다.
샌프란시스코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어슬레틱스와 캑터스리그 홈경기에서 7-3으로 이겼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단 세 명의 투수로 경기를 끝냈다. 선발로 나온 헤이든 버드송(23)이 5이닝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뒤이어 등판한 카일 해리슨(23)이 3이닝 4피안타 1피홈런 4탈삼진 3실점 기록했다. 루 트리비노가 마지막 1이닝을 막았다.
버드송과 해리슨은 랜든 루프(26)와 함께 개막 5선발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틀 전 루프가 마이너리그 연습 경기에서 5이닝 동안 13탈삼진을 잡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상태였기에 버드송과 해리슨 모두 이날 경기가 중요했다.
그리고 두 선수 모두 선전했다. 버드송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2회 무사 2루에서 세스 브라운의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가며 병살이 되는 등 운도 따라줬으나 볼넷없이 탈삼진만 8개를 잡으며 상대 타자들의 손발을 묶었다.
버드송은 “모든 것이 통했다”며 자신의 등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금 당장 정규시즌에 나가도 될 거 같다”는 자신감도 잊지 않았다.
이번 캠프 네 차례 등판에서 12이닝 2사구 18탈삼진의 압도적인 구위를 보여주고 있는 그는 “탈삼진을 의식하지 않으니 볼넷이 줄었다. 땅볼도 아웃이고, 뜬공도 아웃”이라며 생각의 변화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밥 멜빈 감독은 “효율적이었다. 브레이킹볼 조정이 잘됐고 패스트볼의 커맨드도 좋았다. 모든 공을 컨트롤하며 5이닝을 꽤 쉽게 소화했다”고 칭찬했다.
뒤이어 등판한 해리슨은 이보다 적은 3이닝을 던졌고 7회 로건 데이비슨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하는 등 다소 주춤했지만, 지난 6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경기(1 2/3이닝 5실점) 부진 이후 반등한 것은 분명한 성과였다.
해리슨은 “지금 아주 좋은 상태에 놓여 있다. 특히 초구 스트라이크를 신경 쓰고 있다. 팔 각도도 의도적으로 올렸는데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왔다. 모든 것들이 잘 맞아떨어졌다. 이제 드디어 내 모습을 찾은 거 같다. 지금 아주 느낌이 좋다”며 자기 투구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멜빈 감독은 해리슨이 “약간 진도가 뒤처졌다”라고 말하면서도 “훨씬 좋아졌다. 홈런을 맞기도 했지만, 훨씬 좋아 보였다. 느낌도 훨씬 나아진 모습이었다. 브레이킹볼도 날카로웠다.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칭찬했다.
세 선수는 2주가 조금 남지 않은 남은 프리시즌 기간 치열한 5선발 경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경쟁은 이 젊은 선수들의 피를 끓어오르게 하고 있다. 버드송은 ‘선발 경쟁이 모두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비슷한 나이대 선수들끼리 재밌게 경쟁하고 있다”며 선의의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멜빈 감독은 “남은 기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겠다. 늘 말하고 있지만, 이들 셋 모두 재능 있는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 모두 이번 시즌 도중 어느 시점에든 메이저리그에서 던지게 될 것”이라며 세 젊은 투수의 재능을 칭찬했다.
한편, 이정후가 담 증세를 치료하기 위해 빠진 사이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14안타를 터트리며 7득점을 뽑았다.
특히 3회 상대 선발 제프리 스프링스를 상대로 윌리 아다메스와 윌머 플로레스가 백투백 홈런을 터트리며 순식간에 3점을 뽑았다. 제라르 엔카르나시온도 2루타 2개를 기록하며 개막 로스터 진입 전망을 밝혔다.
샌프란시스코는 하루 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원정경기를 치른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이 경기에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스코츠데일(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