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의 500홈런 기념구를 잡은 SSG 팬 조상현 씨. 사진제공|SSG 랜더스
‘홈런타자’ 최정(38·SSG 랜더스)의 통산 500홈런 기념구는 아무런 문제없이 구단의 품에 안겼다.
최정은 1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벌어진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0-2로 뒤진 6회말 3번째 타석에서 동점 2점홈런(시즌 5호)을 터트리며 전인미답의 통산 500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날 최정의 홈런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불펜이 아닌 관중석으로 떨어진 덕분에 SSG의 팬 조상현(31·인천광역시 미추홀구 학익동) 씨가 행운을 누렸다. 글러브로 홈런 타구를 잡은 그는 함께 경기장을 찾은 지인들과 얼싸안고 기쁨을 누렸다. 최정의 오랜 팬이었던 조 씨는 흔쾌히 기념구를 기증하기로 했다.
조 씨는 “11일 KIA 타이거즈와 더블헤더 때도 왔었다. 500홈런이 나오지 않아서 NC와 주중 3연전(13~15일)을 모두 예매했다”며 “최정 선수가 우타자라 좌익수 쪽 좌석을 예매했다. 워낙 힘이 좋은 선수라 큰 타구가 나오면 그린존(관중석 상단)까지 가지 않을까 싶었다. 가장 가까이서 홈런 타구를 보고 싶어서 좌측 담장 바로 뒤쪽의 커플 홈런존을 예매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사회인 야구단에서 활동 중이라 글러브도 챙겨왔다”며 “처음에 공이 날아올 때는 자리와 많이 떨어져 있어서 내 몫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광고판을 맞고 공이 튀어 오르더라. 정말 공이 내 눈과 마주치듯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왔다. 잡기 쉽게 날아와서 글러브만 대면 됐는데, 너무 긴장되고 떨리더라. 순간적으로 몸이 경직되는 느낌이었다. 주변에서 ‘축하한다’고 말씀해주셔서 실감이 났다”고 환하게 웃었다.
조 씨가 홈런볼을 기증한 이유는 명확했다. 그는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 야구장을 찾은 게 아니다. 정말 팬심으로 왔다”며 “최정 선수의 500홈런 기념구는 KBO에서 최초로 나온 기록이라 더 의미가 크다. 당연히 기증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조 씨는 “최정 선수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며 “500홈런 기념구는 내가 잡았지만, 최정 선수가 앞으로 600홈런, 700홈런까지 쳤으면 좋겠다. 그때 다른 팬들도 내가 느끼는 행복과 짜릿함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최정 500홈런 기념구. 인천|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인천|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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