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베이스볼 피플] ‘물음표를 느낌표로’ 단독 1위팀 클로저 김서현이 말하는 적응과 변화, 그리고 등장 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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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서현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마무리투수다. 그는 7일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

한화 김서현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마무리투수다. 그는 7일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

한화 이글스 우완투수 김서현(23)은 현시점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마무리투수다. 최고구속 160㎞의 강속구와 마치 만화에서나 볼 법한 강렬한 이미지, 2005년 이후 20년만의 9연승과 함께 단독 선두(24승13패)로 올라선 한화의 상승세와 맞물려 그의 존재감은 더욱 도드라진다.

김서현의 최초 보직은 셋업맨이었다. 신인 1차지명을 받고 한화에 입단한 첫해(2023시즌) 20경기에 등판해 1군 경험을 쌓았고, 지난 시즌에는 37경기에 등판해 1승2패10홀드, ERA 3.76을 기록하며 업그레이드에 성공했다. 100% 만족할만한 성적은 아니었지만, 마무리투수로 진화하는 과정이었던 것만은 분명했다.

올 시즌 개막 당시 한화 마무리투수는 주현상이었다. 2023년 55경기에서 2승2패12홀드, 평균자책점(ERA) 1.96, 지난해 65경기에선 8승4패23세이브2홀드, ERA 2.65를 마크하며 불펜의 중심을 잡았던 주현상이 우선권을 얻는 건 어찌보면 당연했다. 그러나 주현상이 3경기만에 ERA 20.25(1.1이닝 3자책점)의 부진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김경문 한화 감독은 주저 없이 김서현을 새 마무리투수로 낙점했다.

이후 김서현은 마치 날개를 단 듯 고공비행하고 있다. 21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패11세이브1홀드, ERA 0.46(19.2이닝 1자책점), 18탈삼진, 피안타율 0.129, 이닝당 출루허용(WHIP) 0.81의 압도적인 성적을 자랑한다.

지난해 데뷔 첫 승과 10홀드 고지를 밟았고, 올해는 이미 10세이브를 달성했다. 스스로도 한 단계씩 정복하는 맛을 알아가고 있다. 7일 스포츠동아와 만난 김서현은 “처음에는 홀드 상황에 마운드에 오르는 것도 힘들었는데, 하다 보면 적응하는 게 사람이다. 지금은 많이 적응됐다”며 “사실 올 시즌을 준비할 때도 지난해보다는 조금 더 좋은 시즌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신인 선수들은 입단 초기 팀 성적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자신이 1군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어필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1군에서 자리를 잡아야 팀에 기여할 기회도 생긴다. 김서현 역시 처음에는 1군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개인의 성장에 힘써야 하는 처지였지만, 지금은 한화의 승리를 지켜야 하는 자리에 서 있다. 무게감의 차이가 엄청나다. 그 덕분에 등판 직전의 루틴도 확실하게 정립했다.

“항상 팀을 위해 던지겠다는 말을 많이 했었다. 지금은 반드시 그렇게 해야만 하는 위치다. 더 잘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보니 마운드에 오르기 전부터 많은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내가 이겨낼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지만, 잘 이겨내다 보니 괜찮은 것 같다. 몸을 풀 때도 확실하게 풀고 나서 조금 쉬고 마운드에 올라가서 힘을 끌어올리는 스타일이 정립됐다. 지금은 물음표가 어느 정도는 느낌표로 바뀐 것 같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2016~2024년) 통산 135세이브를 따낸 정우람은 김서현에게 “컨디션이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무조건 막아야만 하는 게 마무리투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상적인 마무리투수상’을 언급하자 김서현은 “정우람 선배님이 해주신 말씀이 진짜 마무리투수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초반에 성적이 좋은데, 시즌 중반에도 지치지 않고 지금처럼 잘 유지하고 싶다. 그래서 수면 패턴과 식사량 등 컨디션과 연결되는 부분에 이전보다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홈구장인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김서현이 마운드에 오를 때면 특별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조명이 어두워지고, 영화 ‘메이저리그 2’에서 주인공 리키 본의 테마곡인 ‘와일드 씽’이 울려퍼진다. 일본프로야구(NPB) 대표 마무리투수였던 야마사키 야스아키(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가 등장할 때 팬들이 일제히 ‘좀비네이션’의 대표곡 ‘컨크래프트400’에 맞춰 점프할 때와 다르지 않은 웅장함을 자랑한다. 그러나 그는 “내가 아직 그럴 만한 자리에 있진 않다”고 손사래를 치며 “이렇게(멋진 테마를) 만들어주신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홈이든 원정이든 항상 응원해주시니 매일매일이 새롭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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