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과달라하라 인터뷰] 한국 꺾은 아기레 감독, 조 1위 확정에도 경계심 늦추지 않았다 “우리는 아직 세계 최고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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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19일(한국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서 열린 한국과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도중 선수들에게 소리치고 있다. 과달라하라|신화뉴시스

멕시코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19일(한국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서 열린 한국과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도중 선수들에게 소리치고 있다. 과달라하라|신화뉴시스

[과달라하라=스포츠동아 백현기 기자] 한국을 꺾고 32강 진출을 확정한 하비에르 아기레(68) 멕시코 감독은 승리의 기쁨보다 냉정한 현실 인식에 더 무게를 뒀다.

아기레 감독이 이끄는 멕시코는 19일(한국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후반 5분 루이스 로모(31·과달라하라)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1차전에 이어 2연승을 거둔 멕시코는 조 1위를 확정하며 가장 먼저 토너먼트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그러나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아기레 감독은 “100% 만족하는 경기는 없다”며 “한국은 우리를 정말 힘들게 만든 팀이었다. 상당 시간 공을 소유하지 못했지만 선수들이 무너지지 않고 인내심 있게 버텨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승리를 두고 “전술적인 성숙함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선수들의 경기 운영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에 대한 경계심도 숨기지 않았다. 아기레 감독은 “한국의 강한 압박 때문에 후반에는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았다”며 “우리는 남아공전에서 나왔던 수비 실수들을 수정했고, 한국이 공간을 찾지 못하도록 조직적으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후에는 과거 자신이 지도했던 이강인과도 대화를 나눴다. 그는 “이강인은 여전히 성장 과정에 있는 젊은 선수이며 가족처럼 아끼는 선수”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한국은 좋은 팀이고 우리를 어려움에 빠뜨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팀”이라고 평가했다.

조별리그 1위 확정이라는 성과에도 아기레 감독은 들뜨지 않았다. 그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조 1위에 올랐다는 기록은 알지 못했다”며 “오늘 승리는 이미 과거다. 이제 다음 상대 분석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아직 세계 최고의 팀이 아니다. 더 나은 성적을 위해 계속 발전해야 한다”며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과 일문일답.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했다. 경기력에 만족하는가. 또 부임 후 처음으로 2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100% 만족하는 경기는 없다. 하지만 오늘은 볼을 오래 소유하지 못했음에도 팀이 무너지지 않았다. 과거에는 불안감에 흔들린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끈기 있게 버텨냈다. 한국은 우리를 매우 힘들게 만들었고 전술적으로도 어려운 상대였다. 그럼에도 선수들이 인내심을 갖고 경기를 운영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과달라하라의 팬들이 보내준 열정적인 응원이 큰 힘이 됐다.”

-경기 후 이강인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또 멕시코시티가 아닌 지역에서 거둔 승리는 어떤 의미가 있나.
“이강인은 아직 매우 젊고 성장 과정에 있는 선수다. 경기 후에는 머리 스타일을 두고 농담을 주고받았다. 나는 그를 가족처럼 아끼고 있다. 후반에 체력이 떨어진 모습이 있었는데 한국의 강한 압박 때문이었다. 멕시코시티 밖에서의 승리 역시 특별하다. 과달라하라를 비롯해 우리가 지나온 모든 도시에서 팬들이 엄청난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멕시코 전역이 대표팀과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한국전 승리의 의미는 무엇인가.
“성숙함의 증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남아공전에서 나온 실수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전에서는 수비 조직을 유지하며 인내심 있게 경기를 풀어가려고 했다. 한국은 공간을 찾지 못했고 우리의 수비를 쉽게 무너뜨리지 못했다. 선수들이 리드 상황에서 경기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이것이 오늘 승리의 가장 큰 이유다.”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조별리그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그 기록은 솔직히 몰랐다. 하지만 축구는 늘 다음 경기가 중요하다. 오늘 승리도 결국 과거의 기록일 뿐이다. 우리는 이제 다음 상대를 분석해야 한다. 아직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나은 성적을 내기 위해 계속 발전해야 한다.”

-이번 대표팀이 과거의 멕시코 대표팀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지금은 훨씬 더 여유로운 감독이 있다는 점일 수도 있다.(웃음) 2002년이나 2010년의 나는 훨씬 엄격하고 긴장감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선수들에게 자율성을 준다. 중요한 것은 규율보다 성숙함이다. 이 팀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을 갖췄다. 그것이 이번 대표팀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승리로 압박감을 덜어냈나.
“감독이라면 늘 비판과 의구심 속에서 살아간다. 그것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나는 오직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데 집중한다. 물론 오늘 밤은 기분 좋게 보낼 것이다. 하지만 승리에 도취되지는 않는다. 압박감을 가장 크게 덜어낸 사람들은 나보다 선수들일 것이다. 그들이 앞으로도 좋은 경기를 해주길 바란다.”

과달라하라|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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