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올해 무수익 자산 3조원 중 2조원을 줄이는 게 목표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2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출은 13조원이다. 이 중 3조원이 무수익 자산으로 분류된다. 오 회장은 연내 3분의 2를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오 회장은 “저축은행의 부실을 털어내는 것이 첫 번째 과제”라고 꼽을 만큼 부동산 PF 관련 부실 자산 정리는 업계의 화두다. PF 정보공개 플랫폼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금융권에서 매각을 추진 중인 부동산 PF 사업장은 총 395개다. 매물 수는 올해 1월 195개에서 2월 369개, 3월 384개 등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 가운데 저축은행업권의 사업장은 총 123곳에 이른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20곳의 사업장을 갖고 있고, OK저축은행(13곳), 웰컴저축은행(10곳), 하나저축은행·다올저축은행(5곳) 등 순으로 많다.
중앙회는 부동산 PF 부실 자산 정리를 위해 4차 PF 공동펀드 조성과 함께 NPL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4차 공동펀드를 1조5000억원 규모로 조성해 저축은행 부동산 PF 부실자산을 정리할 방침이다. 앞서 중앙회는 지난해 1월(330억원)과 6월(5000억원), 올해 3월(2000억원) 등 세 차례에 걸쳐 정상화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오 회장은 “자체적으로 펀드를 만들고 자산운용사의 협조를 얻어 부실을 털어낼 것이다”고 말했다. NPL 자회사 설립을 병행하는 것도 부실 자산 처리에 속도를 내려는 방편이다. 2금융권 중 저축은행만 자체 NPL 자회사가 없다. 이런 탓에 부동산 PF 정리에도 다른 업권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게 중앙회의 판단이다.
오 회장은 “3분기 내에 NPL 자회사를 설립해 인허가를 받을 예정이다”며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4분기 정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관련해서는 “최고금리를 일률적으로 인하하는 것보다는 조달금리에 따라 오르고 내리는 시장연동형 최고금리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최고금리를 내리면 이자 부담을 더는 것이 아니라 제도금융권 밖으로 이탈하는 고객이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이 법정 최고금리를 현행 20%에서 15%로 낮추는 대선 공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경감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이 같은 발상에 대해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시장연동형 최고금리’는 금융당국이 2023년 도입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금융당국은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저신용 서민에게 자금을 공급하던 대부업이 흔들리자 시행령 개정을 통해 법정최고금리를 27.9%까지 유동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국회에 설명했다. 하지만 여야 모두 이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 결국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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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