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사이트 ‘다음(daum)’의 날씨 카테고리에 새로운 변화가 눈에 띈다. ‘산책 지수’라는 이름으로 시간대별로 개 얼굴 그림이 보이는데, 중간중간 얼굴 색깔과 표정이 달라지기도 한다. 바로 반려견 산책 추천 시간대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개를 키우는 반려인들이 쓰는 ‘눈치 게임’이라는 단어는 날씨와 관계가 깊다. 가령 종일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장마철이라면, 중간에 잠깐 비가 멈추거나 잦아든 순간을 틈 타 비를 맞지 않고(혹은 괜찮을 만큼만 맞고) 산책을 완료했을 때 감격에 겨워하며 “눈치 게임에서 승리했다”고 자랑한다. 물론 무지하게 눈치를 살피고 나갔으나 비를 쫄딱 맞고 마는 눈치 게임 패자도 존재한다.
대개의 실내견은 1년 365일, 1일 1산책은 기본이라 반려인들은 밖으로 나가기 전 날씨부터 살피게 된다. 특히 당장의 눈과 비는 제외하고라도, 황사나 미세먼지가 얼마나 있는지, 소나기 예보는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날씨 앱이나 포털의 날씨 카테고리에서 시간대별로 강수 확률과 강수량, 바람 등의 수치를 일일이 체크하고 그중 산책하기 좋은 시간대를 골라 나가는 정도로 조절해 왔다. 그럼에도 우리 집 수리는 1일 4산책이라 눈치 게임에서 매번 승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헌데 이제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시간대별로 산책 지수를 보여 주고, “이 시간대에 나가면 가장 좋습니다” 하고 콕 집어 주니 얼마나 빠르고 편한지 모른다. 미세먼지와 강수 확률 등을 각각 확인하고 종합하는 과정을 생략하는 것만으로도 반려인에게는 몹시 반가운 서비스다.
‘반려견 추천 산책 시간’을 한눈에 보여 주는 산책 지수는 4단계로 나뉜다. ‘매우 좋음(파란색, 개가 활짝 웃는 표정, 하이라이트 바탕)-좋음(파란색, 개가 활짝 웃는 표정)-보통(초록색, 개가 미소 짓는 표정)-나쁨(주황색, 개의 살짝 슬픈 표정)’이다. 이들 지수는 기온, 강수, 습도, 미세먼지 등을 종합해 결과를 도출하며, 바탕에 노란 하이라이트가 표시되는 ‘매우 좋음’ 시간대가 산책하기에 가장 좋은 때다. 이 기능은 ‘동네 날씨’ 탭의 ‘시간별 날씨’ 영역 맨 아래 줄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그 아래 ‘반려견 추천 산책시간’ 토글(Toggle)을 on/off로 움직여 기능 활성화를 선택할 수 있다.
서울에는 함박눈이 내린 어느날, 서귀포는 눈 올 기미라곤 1도 없었다. 별 생각 없이 수리와 산책을 나갔다가 벼락같이 쏟아지는 우박을 때려 맞으며 집으로 뛰어왔다. 봄가을로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여름에는 비가, 겨울에는 눈과 빙판이 우리의 산책을 어렵게 하지만, ‘반려견 추천 산책 시간’ 기능을 잘 활용해 눈치 게임 승률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해 보자.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프리픽]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59호(24.12.1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