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정책학회 하계학술대회
“연금 가입연령 5년 늘리면
소득대체율 5%p 제고 효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재정 안정을 위해 한국의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늦춰야 한다고 권고한 가운데, 정년 연장과 퇴직 후 재고용 등 노동시장 개혁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금 개시만 늦출 경우 은퇴 이후 연금을 받기 전까지 소득이 끊기는 ‘소득절벽’이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재정정책학회에 따르면 지난 3~4일 ‘공적연금의 현재와 발전방향 모색’을 주제 한 하계학술대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연금개혁 방향을 논의했다.
정책토론회에서 발표에 나선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퇴직 후 재고용 활성화 등 노동시장 개혁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명예연구위원은 “한국은 국민연금 수급연령과 퇴직연령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이 문제”라며 “노동시장 개혁으로 국민연금 의무가입 연령을 5년 연장하면 소득대체율을 5%포인트 높이는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금 지급액을 높이지 않고서도 연금 가입기간 연장으로 소득대체율이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단 설명이다.
윤 명예연구위원은 단순한 법정 정년 연장보다는 청년 고용과의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일본식 ‘퇴직 후 재고용’ 제도가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정년퇴직한 근로자를 기존 임금의 약 70~80% 수준으로 다시 고용해 근로기간을 연장하는 방식이다. 기업은 인건비 부담을 줄이면서 숙련 인력을 활용할 수 있고, 근로자는 연금 수급 전까지 소득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년 연장에 대해선 “청년층의 취업 빙하기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연공서열형 임금체계가 직무급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2033년 이후에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OECD는 최근 한국에 대한 정책 권고에서 연금수급연령을 2035년까지 68세로 높이고, 이후에는 기대수명 증가분의 3분의 2만큼 수급 연령을 자동으로 상향하는 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OECD는 이 같은 개혁이 이뤄질 경우 2060년 국내총생산(GDP)은 개혁이 없을 때보다 1.9% 증가하고, GDP 대비 재정수지는 2.1%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은퇴 연령 문제에 대해선 “2035년까지 연금수급연령을 현행 법정보다 더 높이고, 보험료 납부 상한연령을 연금수급연령과 연계해야 한다”며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벽을 제거하는 포괄적 연금개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은퇴 후 소득절벽을 해소하기 위해 양대 노총을 중심으로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여론조사를 통해 응답자의 88.3%가 정년연장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연령대별로 퇴직을 앞두고 심리적 압박이 가장 심한 40대(90.6%)와 50대(89.3%)에서 찬성 비율이 높았다.
찬성 이유로는 응답자의 69.0%가 ‘국민연금 수급 공백에 따른 경제적 불안’이 1위를 차지했다. 현재 연금 개시 연령이 최대 65세까지 늦춰진 상황에서 법정 퇴직일과 연금 수령일 사이의 공백이 발생하면서다. 그 다음으로 수명 연장에 따른 활동 요구(50.7%)와 인구 감소로 인한 숙련 인력 부족 해소(39.8%)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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