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al]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할머니들의 시가 노래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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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al]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할머니들의 시가 노래가 되다

김은정(칼럼니스트, 외부기고자)

입력 : 2026.05.29 16:19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가정의 달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이 극은 이미 ‘제10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작품상(400석 미만), 연출상, 극본상 3관왕으로 작품성을 입증했다.

(사진 라이브(주) 제공)

(사진 라이브(주) 제공)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과 에세이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을 원작으로 한 실화 기반의 창작 뮤지컬로, 인생의 황혼기에 한글을 깨치고 새로운 세상을 마주한 할머니들의 이야기다. 지난해 초연부터 ‘효도 뮤지컬’로 입소문을 타며 중장년층 가족 단위 관객의 발길을 모았다.

이 작품이 가족 단위 관객을 사로잡은 첫 번째 포인트는 실제 할머니들의 삶에서 길어 올린 진실한 목소리다. 글을 모른다는 사실을 들킬까 봐 손주가 내민 동화책을 피해 부엌으로 숨어야 했던 ‘영란’, 가수의 꿈을 잊지 못해 노래자랑에 나가는 ‘춘심’, 첫사랑이 읊어준 시를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아온 ‘인순’, 아들을 낳지 못해 분하다는 뜻이 담긴 이름이 부끄러웠던 ‘분한’ 등 실존 인물의 사연이 그대로 녹아 있는 이야기는 관객에게 묵직한 울림을 안겨준다. 삶의 고단함을 웃음으로 승화하고, 서로의 삶을 보듬어 안는 할머니들의 모습은 인생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사진 라이브(주) 제공)

(사진 라이브(주) 제공)

두 번째 관람 포인트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다. 이 작품은 여자아이를 뜻하는 방언 ‘가시나’를 ‘가장 시작하기 좋은 나이’라는 의미로 재해석해, 배움에는 때가 없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또한 읽고 쓰는 법을 배우며 두려움을 딛고 새로운 설렘을 찾아 나서는 네 명의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재미있게 나이 드는 비법을 알려준다. 노년의 애환에 그치지 않고 배움과 성장을 그려낸 이야기는 중장년층에게 깊은 공감을, 젊은층에게는 부모님 세대를 이해하고 닮고 싶은 노년의 모델을 발견하는 통로가 된다.

마지막 관람 포인트는 객석을 웃기고 울리는 배우들의 맛깔나는 노역 연기다. 초연은 대학로 연기파 배우 구옥분, 김아영, 박채원, 허순미, 강하나, 이예지가 참여해 개성 넘치는 할머니 연기로 박수를 받았다. 이번 재연에는 초연의 성공을 이끈 오리지널 캐스트들과 차청화, 김미려, 김나희 등이 새롭게 합류해 기대감을 키운다.

하루도 빠짐없이 학교로 향하는 영란, 춘심, 인순, 분한. 연필만 잡으면 손을 덜덜 떨고, 배우고 돌아서면 잊기 일쑤지만 어릴 적 다녀보지 못한 학교는 할머니들에게 새로운 설렘을 선사한다. 어느 날, 다큐 PD 석구가 라디오를 통해 할머니들의 사연을 듣고 팔복문해학교에 찾아온다. 예산 삭감으로 수업 중단 위기에 처한 선생님 가을은 석구에게 할머니들이 시 쓰는 모습을 세상을 알리고자 제안한다. 시는 아무나 쓰냐며 손사래 치던 할머니들. 그러나 이내 보물찾기 하듯 평범한 일상에서 자신만의 시를 찾기 시작한다. 극중 실제 할머니들이 쓴 시 20여 편을 가사로 삼은 뮤지컬 넘버가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Info
장소: 국립극장 하늘극장
기간: ~2026년 6월 28일
시간: 화, 목요일 7시 30분 / 수, 금요일 3시, 7시 30분 / 주말, 공휴일 2시, 6시
출연: 영란 – 구옥분, 김아영 / 춘심 – 차청화, 박채원, 김나희 / 인순 – 김미려, 허순미 등

[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라이브(주)]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32호(26.06.0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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