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를 무상소각하고 대가없이 새로운 인수자를 찾게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3일 MBK파트너스는 입장문을 통해 “인가 전 인수합병(M&A)은 구주를 매각하는 통상적인 M&A와는 달리 신주를 발행해 새로운 인수인이 대주주가 되는 구조”라면서 “이 경우 MBK 파트너스가 보유한 2조5000억원 규모의 홈플러스 보통주는 무상소각되는데 MBK파트너스는 아무 대가없이 홈플러스 인수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국내 2위 대형 할인점 사업자다. 보유 자산은 6조8000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중 2조9000억원이 부채다. MBK 인수 후 홈플러스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연간 200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지난 3월 서울회생법원에 홈플러스 회생을 기습 신청했다. 지난 2015년 7조2000억원을 들여 홈플러스 지분 100%를 인수한 지 1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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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 정혜경 진보당 의원, 홈플러스 사태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홈플러스 조사보고서에 대한 홈플러스 구성원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전날 회생법원에서 선임한 조사위원의 조사보고서가 제출됐는데 그 결과 홈플러스는 보유한 부동산의 가치는 높지만, 최근 영업실적은 우수하지 못해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게 나왔다.
MBK 측은 “홈플러스는 청산을 피하고, 회생을 계속할 수 있는 ‘인가 전 M&A’를 진행하고자 한다”면서 “MBK는 이와 같은 홈플러스의 결정을 지지하고 지원한다”고 전했다.
홈플러스 측의 기업회생인가 전 M&A 추진 발표에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점을 의식한 듯 MBK는 여러 성공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MBK는 “인가 전 M&A가 이뤄질 경우 홈플러스는 인수인으로부터 유입된 자금을 활용해 회생채권 등을 변제하고, 대폭 부채가 감축된 상태로 정상회사로 경영될 것”이라면서 “이미 대한통운, 팬오션, 대한해운, 쌍용자동차, 이스타항공, 팬택 등의 성공적인 사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홈플러스 인가 전 M&A가 성공적으로 진행돼 홈플러스가 기존 대주주와는 별개로 정상기업으로서 운영될 수 있도록 넓은 아량과 이해, 협조를 간청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홈플러스 노조 측은 기업회생인가 전 M&A 추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조사보고서에 언급된 외부자금 조달, 자구노력 등은 언급하지 않은 채 홈플러스가 오로지 M&A만 강조하고 있다며,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직접 투자를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