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선업계 1위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기술을 경쟁 업체로 유출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한 건축사사무소 직원을 경찰이 소환 조사했다. 경찰은 이번 첫 피의자 조사를 시작으로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과는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한 가운종합건축사사무소 관계자 A씨를 24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를 불러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LS전선이 보유한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 노하우가 가운건축을 통해 대한전선에 유출됐다는 정황에 관해 여러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조사는 저녁 늦게까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가운건축이 LS전선의 노하우가 담긴 공장 도면을 대한전선 공장을 짓는 데 활용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가운건축은 2008~2023년 LS전선 해저케이블 공장(1~4동) 건축 설계를 맡은 데 이어 대한전선 충남 당진공장 설계를 수주했다. 특히 2021년 LS전선 해저 4동 공장 설계를 마무리한 이듬해 대한전선 당진공장 설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남은 피의자 소환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입건된 피의자는 대한전선 4명, 가운건축 4명, 설비업체 1명 등 총 9명이다. 경찰은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세 차례 대한전선과 가운건축을 압수수색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