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약품 정책 우려 과도하다
서정진 회장, 직접 나서서 설명
年 매출 5조 달성 자신감 보여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 등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과도하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의 정책 기조는 바이오시밀러를 주력으로 하는 셀트리온에 오히려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15일 진행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최근 미국 정부가 발표한 약가 인하 정책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과 향후 대응책 등을 직접 소개했다.
서 회장은 “미국의 높은 약값은 제약사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중간 유통 구조의 문제인 만큼 이번 약가 인하 정책은 유통 구조를 손보기 위한 취지”라며 “유통 구조가 개선되면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서는 더 많은 기회가 올 것으로 보고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 회장은 “신약 ‘짐펜트라’는 새로운 정책의 영향권에 들 수 있으나 현재 셀트리온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약가가 낮아지면 판매 확산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며 “현재 미국에 치료제를 수출하는 국내 기업이 거의 없음에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대한 과도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약품 관세에 대해서는 내년 말까지 충분한 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제품별로 15~21개월치 재고를 확보해 관세가 어떻게 결정되든 최소한 내년 말까지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 말 이후에도 현지 위탁생산(CMO) 계약을 통해 관세로 인한 타격은 없다고 전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 의약품은 한국에서 중간재인 원료의약품을 생산하고 완제의약품 생산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진행하는데 이미 미국에서 300만 바이알 규모의 완제의약품 CMO 계약이 체결돼있다”며 “필요 시 600만 바이알 상당의 추가 계약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외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셀트리온의 올해 ‘연 매출 5조원’ 목표 달성에도 물음표가 붙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 회장은 “미국의 약가 인하 정책, 관세 등의 영향이 없다는 것은 올해 매출 5조원 목표 달성에도 문제가 없다는 의미”라며 “올해 적어도 4조6000억~4조7000억원의 매출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려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로 봤다. 이 같은 변화에 맞춰 바이오시밀러 제품군 확대 목표치도 2030년까지 22개에서 23개로 높였다.
그는 “셀트리온은 2030년 23개에 이어 2033년까지 34개, 2038년 40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2025년 이후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더욱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신약 개발 계획도 순항 중이다. 항체-약물접합체(ADC), 다중항체 등 2035년까지 13개 신약 프로젝트가 임상 진입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바이오시밀러 품목에 신약을 더해 미래 성장성은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다.
다만 서 회장은 미국 생산공장 확보 등 현지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그는 “미국에서 10만ℓ 규모의 생산시설을 확보하려면 한국에서는 약 1조3000억원, 미국에서는 2조원이 필요한 만큼 실제 부과되는 관세 내용을 고려해 연말까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진출을 선언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대해서도“관세 등을 고려해 올 연말께 투자 결정하려던 투자 결정을 하는 것으로 조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