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 고환율이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한 국내 항공사들이 중국 노선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노선은 이미 포화 상태이고, 중국 노선은 새로운 수요가 있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전날 35개 국제선 운수권을 놓고 항공사별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노선은 중국이었다. 특히 부산~상하이, 인천~선전·샤먼·우시 등 비즈니스와 여행 수요가 큰 노선에는 4개 이상 항공사가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이를 토대로 국제선 운수권을 배분했다. 그동안 중국 노선 25개는 대부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FSC)가 주로 운항해 왔는데, 이번엔 저비용항공사(LCC)가 대부분 가져갔다. 이스타항공이 가장 많은 11개 노선을 확보했고, 제주항공 진에어 파라타항공 에어로케이 등도 중국 운수권을 받았다.
LCC들은 중국 노선을 확보해 실적 회복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인기 노선인 일본과 동남아 취항지는 최근 몇 년간 공급이 늘어 수익성이 둔화했다. 반면 중국 노선은 무비자 정책 등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올해 1분기 한·중 노선 승객은 전년 동기보다 26% 이상 늘어난 439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414만 명)를 넘어섰다. 동남아(-4.7%)와 중동(-16.0%) 노선이 치안 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고유가 상황에서 단거리 노선의 매력은 더욱 커진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오를수록 장거리 노선보다 운항 시간이 짧은 중·단거리 노선이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중국은 거리 대비 수요가 충분해 항공사들에 최적의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 여행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5월 초 연휴 기간 출발 상품 중 중국 비중은 약 30%로 일본(23%), 베트남(14%)을 앞섰다.
LCC는 이에 맞춰 중국 노선 다변화에 나섰다. 국토부는 부산·대구·청주·양양 등 지방 공항에서 출발하는 항저우·청두·광저우 등 대도시 직항도 신설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노선 확대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신호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LCC가 실적을 회복하려면 궁극적으로 항공유 가격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사 비용에서 항공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하기 때문이다. 중동 사태 이후 항공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LCC 빅3가 비운항을 결정한 항공편은 200편을 넘어섰다.
신정은/유오상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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