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인사이트]AI 도입 성패 가르는 ‘동료의 영향력’

2 hours ago 3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이 조직에 뿌리내리는지를 가르는 요인은 단순히 더 나은 인프라나 자원, 리더의 지시가 아니다. 바로 동료의 영향력이다. 신뢰하는 주변 동료가 AI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실험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모습을 본 직원은 AI를 더 자주 사용했고, 그렇게 얻은 지식을 다른 이에게 전달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연구진은 지난해 7월 다양한 직무와 산업군에 종사하는 미국 대기업 정보 근로자 55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AI 도입 수준은 사용 빈도, 에이전트 구축·활용 경험, 동료에게 활용법을 알려준 경험 등을 기준으로 측정했다. AI 도입을 이끄는 사회적 변수로는 조직 문화, 리더의 독려, 자원·교육·인프라 등 촉진 여건, 사회적 자본, 동료 영향력 등 다섯 가지를 설정했다.

동료 영향력은 단순한 사용 빈도뿐 아니라 AI를 더 깊이 활용하도록 만드는 데 특히 강하게 작용했다. 일반적인 ‘헤비 사용자’가 되는 데에는 동료의 영향력이 다른 변수와 비슷한 정도로 기여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를 직접 구축하고 활용하는 고급 단계로 넘어갈 때는 동료 영향력의 효과가 자원, 교육, 인프라 등의 효과를 크게 앞질렀다. 결국 공식 교육이 기본적인 사용을 이끌어낼 수는 있어도, 한 단계 더 나아간 활용으로 이어지려면 동료의 실제 사례를 보고 배워야 한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리더십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리더가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직원의 AI 사용에 곧장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리더의 독려는 동료 영향력이 형성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었다. 리더가 AI 활용을 장려하면 동료의 영향력이 커지고, 그 영향력이 실제 활용을 이끄는 식으로 간접적으로 작동한 것이다. 조직 문화도 마찬가지였다. 혁신적이고 심리적으로 안전한 분위기일수록 동료 간 신뢰가 쌓였고, 이는 다시 동료 학습의 밑거름이 됐다.

반대로 두려움은 AI 도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AI 도입에 뒤처질까 걱정하는 직원일수록 AI를 적극적으로 쓰거나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공유된 규범이나 동료의 가시적인 활용 사례가 없을 때 이러한 두려움은 소극적인 태도로 이어졌다.

실제 응답에서도 이런 차이는 분명히 나타났다. AI를 많이 쓰는 직원들은 대부분 동료의 구체적인 영향을 자연스럽게 언급했지만, 적게 쓰는 직원들 사이에서는 그런 사례가 절반 수준에 그쳤다. 더 나아가 사용이 저조한 직원들 중에는 동료와 AI 이야기를 나눈 적조차 없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동료는 단순히 정보를 나누는 것을 넘어 신뢰할 수 있는 원천에서 나오는 실시간 후기를 제공하고, 사실 확인이나 품질 관리를 자연스럽게 독려하며, 실패해도 괜찮다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이렇게 동료에게 배운 사람은 다시 다른 동료를 가르치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리더의 역할은 직접 AI 사용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 학습이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데 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일관성이 중요하다. 가끔 도구 목록을 공유하거나 한 차례 교육을 진행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로 AI를 적극적으로 쓰는 직원들은 리더의 소통 방식을 ‘일관됐다’고 표현한 경우가 많았던 반면, 사용이 저조한 직원들 사이에서는 그런 인식이 훨씬 드물었다. 리더가 채널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직접 시범을 보이는 것이다. 회의에서 AI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성공뿐 아니라 실패 경험까지 솔직하게 공유하는 리더 밑에서 직원들은 “해봐도 괜찮겠다”는 확신과 용기를 얻었다. 실제로 헤비 유저들은 리더의 시범을 AI 활용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는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았다. 다만 리더가 반드시 AI 전문가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리더가 모르는 부분을 솔직히 인정하고 직원들과 함께 배워 가는 모습 자체가 대화를 열고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결국 이 연구가 말하는 핵심은 하나다. AI 도입을 막는 진짜 장벽은 교육 부족이나 리더십의 불분명한 방향, 두려움이 아니라 비(非)가시성이다. 누가 AI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 어떤 시행착오를 거쳤는지, 어떤 성과를 냈는지가 보이지 않으면 직원들은 따라 할 모델을 찾지 못하고 혼자 망설이게 된다. 반대로 그 과정이 공개적으로 공유되고, 실패해도 괜찮다는 사회적 안전감이 형성될 때 비로소 AI는 자연스럽게 확산된다. AI는 위에서 밀어붙인다고 퍼지는 것이 아니라 옆에서 보여줄 때 퍼진다.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한국어판 디지털 아티클 ‘동료의 영향력이 AI 도입의 성패를 좌우한다’를 요약한 것입니다.

HBR 인사이트 >

구독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 부동산 빨간펜

    부동산 빨간펜

  • 김현지의 with AI

    김현지의 with AI

  • 전문의 칼럼

    전문의 칼럼

낸시 베임 마이크로소프트 파트너 리서치 매니저
정리=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